혼자 걷는 인생/오락가락종주하기

한북정맥; 하오고개에서 광덕고개까지

돗가비 2016. 9. 24. 21:53

160924. 맑음. 둘이서.

오늘의 주요 포인트는 광덕산이 되겠다. 한북정맥을 해볼까하며 광덕고개에서 오뚜기고개까지 혼자 걸었었고, 수피령을 가는 길이 막막하던차에 그곳을 가는 산악회가 있어 따라 갔던 수피령에서 하오고개까지 구간. 그리고 이 둘의 중간에 어중간하게 남아 있던 정맥길을 오늘에야 걸어 본다. 대간을 종주한지도 십수년이 흘렀는데 이제와서 무슨 정맥을 하겠다고 나선것은 아니겠고.

그냥 산에 가기 위한 핑계로 정맥의 구간도 갈겸 멀리 북쪽으로 떠나보고 싶어 얼마전에 청계산의 구간을 걸었다가 몇 시간을 장대비 맞으면서 고생을 하고 나서 마누라는 이젠 절대 그런 산엔 안간다고 다짐을 하던 터이다. 오늘도 겨우 꼬셔 전날 저녁에 버스표를 예약했다. 사창리가는 버스표가 주말에는 군인들의 가족과 애인들이 면회가는 경우가 많아 예약하지 않으면 아침표는 구하기가 어렵다. 동서울터미널에서 7시 반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사창리버스정류장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하오고개에 도착한다. 하오고개 터널입구에서 하오고개까지는 군사도로인지 임도인지를 따라 걸어 올라가야 한다.

하오고개에서 회목봉방향으로 걸어가다 보면 폐타이어로 만들어 놓은 계단이 색다른데 군인들이 고생스럽게 만들어 놓은 듯한데 상당히 괜찮은 것을 알게 된다. 본격적으로 산길에 들어서면서부터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현장을 접하게 된다. 얼핏보면 멧돼지가 땅을 마구 파헤쳐 놓은 모습인데 안내글을 보고 알게 되었다. 이런 발굴현장은 상해봉까지 이어진다. 몇 번의 오르내리막길의 급경사를 걸어가면 회목현에 도착하게 된다.

회목현을 거쳐 광덕산을 가는 길은 광덕산에 있는 조경철천문대와 광덕산기상레이더관측소가 있어 포장도로가 광덕산까지 이어진다. 산길보다는 포장길이 더 발걸음을 팍팍하게 하는 건 왜일까?

길을 따라 상해봉으로 방향을 잡는다. 오늘의 산행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이 상해봉일게다. 상해봉을 오르는 곳은 직벽으로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한다. 그나마 코스가 짧아 다행스럷게 오를 수 있다. 상해봉에 서면 멀리 복계산, 복주산과 대성산 그리고 남쪽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의 봉우리 들을 다 볼 수 있다.

상해봉에서 다시 되돌아 오면서 광덕산으로 방향을 잡고 가면 천문대와 레이더관측소가 있는데 대낮에 별 볼 일은 없고 해서 지나치고 광덕산 정상에 도착한다. 광덕산 정상에서도 시야가 흐려 지체않고 광덕고개로 내려선다. 광덕산 정상에서는 하산하는 길이 두 군데로 오른쪽 하나는 자등현으로 내려서서 각흘산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으로 내려서는 길이 광덕고개 가는 길이다. 이곳에서 광덕고개 가는 길은 급경사로 한 시간은 잡아야 하겠더라.


오늘 산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도토리.

하오고개 올라가는 길부터 광덕고개를 얼마 남겨 놓은 잣나무숲길까지 등산로에는 모래알보다 더 많은 도토리가 쌓여 있다. 그야말로 도토리를 줍는 게 아니라 아주 쓸어 담을 요량을 해도 좋을 것이다. 얼마나 도토리가 많은지 내 생전에 그리 많은 도토리를 처음봤다. 도토리를 밣고 미끄러지기를 수차례했다. 정말 도토리가 미울 정도로 많았다.



하오고개에서 회목봉으로 오르면서부터 시작되는 6.25전쟁전사자 유해발굴현장.

회목봉. 회목봉 정상에는 표지석이 없다.

광덕산을 오르는 길의 벽에 붙어 있는 실뱀. 그만큼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많아졌나보다.

회목봉과 멀리 복주산.

상해봉 정상.

광덕산 정상. 미세먼지로 시야가 오늘은 별로 좋이 않았다.

광덕산과 상해봉의 갈림길에 있는 유해발굴단의 활동상황 홍보물.

광덕산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