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828. 맑은 날씨를 보이다 많은 비를 뿌리다. 부부함께.
노채고개-길매봉-청계산-귀목봉삼거리-오뚜기고개.
포천 일동까지는 동서울터미널에서 7시 30분 버스로 이동. 일동터미널에서 택시(7천원)로 노채고개까지 간 후 산행시작. 무리울로 하산하여 아침에 타고 갔던 택시기사님의 명함을 받아 놓았기에 콜하여 택시(5천원)로 일동터미널로 왔다. 일동에서 서울은 동서울행 버스를 이용함.
부부가 함께 산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가장 추억에 남을 산행이 되었다. 청계산을 지날 무렵부터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귀목봉갈림길에 도착할 무렵부터는 비가 거세져 폭우가 되어 내렸다. 세 시간여를 엄청난 비를 맞으며 산행을 하게 되는 일로 난 마누라로부터 일기예보도 보지 않은 이상한 놈이 되었다. 하지만 여름비가 시원하고 걸을만 했다. 노채고개까지는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일동에서 택시를 이용했다.
노채고개에서 수풀이 우거진 산등성이을 따라 올라 걷기 시작했다. 뭐 한북정맥 길은 많은 사람들이 닦아 놓은 덕분에 길을 잃을 염려는 애초에 없기에 그냥 맘 편하게 걸으며 좋은 날씨를 좋아라하며 걷는다. 그렇게 길매봉을 오르기 전과 지나서 약간의 암릉을 만나기 까지는 아주 수월했다. 산에 온 사람은 나와 마누라뿐. 그렇게 걷다가 길마고개에서 청계저수지에서 올라온 2명의 남자를 만난게 전부이다. 길매봉 주변의 암릉은 스릴을 느끼기에 충분하고 주변을 볼 수 있는 전망에 더없이 좋았다. 드디어 청계산 정상에 올랐다. 뭐 한북정맥 길을 걷는데 산봉우리 하나 올랐다고 전부는 아니니까 그러려니 하고 점심을 먹기로 하고 한쪽에 자리를 잡는데 날씨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 북쪽 하늘에서 어두운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비구름이 몰려 온다. 꺼내던 도시락을 걷어 집어 넣고 걸음을 재촉한다. 조금 가다 비가 그치면 먹기로 하고 발걸음을 빨리하면서 귀목봉갈림길에 도착하니 어디선가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다섯 명의 등산객이 귀목봉방향에서 올라오고 있다. 그 일행은 아마도 귀목리에서 산행을 시작해서 민둥산까지 가는 종주 산행이었나보더라. 같이 일행이 되어 부리나케 오뚜기고개로 내달린다. 얼마 후 같은 일행인듯한 사람들 한무리가 뒤에 따라 오고 오뚜기고개에서 어디로 갈까 망설이더니 일동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나야 일동을 목적지로 했기에 같은 방향이 되어 걸으며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오기에 한 시간은 넘게 걸린다고 하니 급한 발걸음을 재촉하며 서로가 달리기하듯 내려가 버린다. 나와 마누라는 비를 쫄딱 맞으며 서서히 걸어 무리울까지 하산을 하니 무리울에 그 일행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난 아침에 이용했던 택시를 불러 일동에 와 곱창전골집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집으로 왔다. 하루가 참 길게 느껴진 하루였다.
무리울에 어떤 분이 멋지게 한옥을 지어 살고 있는데 처음에 집을 잘못지어 두 번 지었고 돼지와 닭똥 냄새때문에 살 수가 없다고 하소연한다는 등의 기사님에 말씀. 오뚜기고개를 걸어 내려오다 어느 지점인가에 오게 되면 어디선가 구수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무리울계곡 마을에서 돼지와 닭을 키우는데 그 똥냄새가 바람을 타고 산으로 올라 온다. 아주 오래전에는 소규모 목장이 있었는데 지금은 대형화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찌 조치를 취할 수도 없다고. 무리울마을에 냄새는 너무 심해 일반 주택은 생활을 할 수가 없을 듯하다. 그래 멋들어지게 한옥을 지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후회막급일게다. 요즘엔 돼지농장에서도 최신식 시설로 장치하여 목장안에 들어가도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고 기사님이 말씀하시던데 대책이 있어야 할게다.
길마재.
뒤로 운안산이 보인다.
길매봉.
길매봉 암릉.
청계저수지로 내려가는 삼거리.
길매봉과 그 뒤로 운악산.
길매봉과 그 뒤로 저 멀리 희미하게 도봉산이 보인다.
청계산 정상. 여기서부터 빗방울이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엔 정말 장대비가 억수로 내렸다.
오뚜기령. 이곳에서 가평 논남기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과 포천 일동으로 가는 길이 갈린다. 양 방향 어디로 가든 넉넉히 한 시간 반은 잡고 걸어야 한다. 옛날에 백두대간에서 하루 종일 비를 맞으며 걸은 적도 있다지만 요근래에 이리 비를 맞으며 걸어 본 적이 없다. 그래도 추억에 남을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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