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318. 맑음. 혼자서 승용차로 이동.
13:00 구봉산오토캠핑장→13:30 능선→14:00 구봉산 정상→14:50 철탑으로 하산→15:20 오토캠핑장 도착.
서울에서 가까운 50명산을 가는 날이다. 왜 50명산에 이런 산들이 들어 있냐고 다시 되묻지말자. 그건 내 소관이 아니니까.
십 여년전에 서운산을 오르러 갔다가 아름다운 추억의 한 페이지를 만들면서 중도에서 내려 온 기억으로 이번엔 정상을 가보기로 하고 우선 서운산을 오르고 다시 차로 구봉산으로 이동한다. 57번국도를 따르다 등산지도에 나와 있는 모아리산수양관을 내비에 찍으니 나오지 않는다. 근처의 와인나라닷컴을 검색하니 나와서 그곳으로 향하다 근처에 다다르자 수양관 입간판이 보여 산속으로 들어 간다. 수양관입구에는 봄철 입산금지 안내판이 서 있는데 의아스럽기도 하다. 이곳이 입산금지구역인가?
수양관에 도착하자 남자가 나와서 뭐하러 왔느냐는 표정이다. 등산로를 묻자 이곳은 등산로가 없고 고압송전철탑으로 가야 한다는 안내이다. 지도에는 분명히 등산로가 나와 있는데도 말이다. 주차도 못하게 할 심산같아서 그냥 포기하고 나와서 몇 십미터나 진행하니 구봉산오토캠핑장 간판이 보인다. 그래 이곳엔 등산로가 있을게다. 오랜 등산경험으로 봐서 콘도나 팬션, 그리고 이런 야영장에는 반드시 산을 오르는 등산로가 만들어져 있기 마련이다. 오토캠핑장으로 차를 몰고 들어가니 관리사무소에서 어떻게 왔느냐고 묻는다. 등산로를 찾는다고 하니 그곳에 주차해 놓고 캠핑장을 통해서 오르면 된단다. 내 예상은 적중했다. 캠핑장에서 등산로로 접어드니 아까 들어갔던 수양관이 보인다. 그랬다. 수양관에서 잘 다듬어진 묘소를 따라 산을 오를수 있는데 수양관관리인이 거짓말을 한거였다. 조금 오르니 부부인듯한 남녀 4명이 내려온다. 그중에 한 여자분이 길이 미끄럽다고 걱정하는 투로 친절하게 말을 해준다. 고맙다. 하지만 이런 날에 빙판으로 미끄러울리가 없는데 의아하다고 생각하면서 길을 오른다. 약간 더 오르자 길은 가파라지고 정말 눈앞에 땅이 보인다. 코재가 따로 없다. 깔딱고개이다. 능선상으로 올라서는데만 30분이 걸린다.
반 시간을 정말 힘들게 오르는데 아까 들었던 말이 실감난다. 빙판이 아니고 길이 경사도와 진흙으로 발이 흘러 내린다. 능선에 오르면서는 일사천리. 능선을 오르니 아주 작은 봉우리들의 연속이다. 마치 처녀의 예쁜 젓가슴처럼 귀엽다. 그런 봉우리를 오르내리면서 걸으면 구봉산 표지가 저기에 있나 싶고, 없으면 다시 앞 봉우리에 있겠거니 하고 걸으면 없다가 넓다란 전망대가 만들어진 곳에 도착하니 그곳이 구봉산 정상표지석이 있는 곳이다. 능선에서 정상을 가는 길에는 한남정맥을 조금 걷기도 하고 오른쪽으로 달기봉과 정배산을 보게 된다. 그리고 넓은 자리를 잡고 앉은 용인문화동산도 보게 된다. 문화방송에서 이산 등 사극을 촬영하는 곳이란다. 정상은 주변 나무를 베어내 전망을 환하게 만들어 놨는데 오늘은 백여미터 앞의 사물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의 가스인지 운무인지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오염된 아님 날이 풀리면서 운무가 올라와 그러겠거니 한다. 볼게 아무것도 없으니 구봉산 산행내내 초입에서의 4명을 빼곤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가던 길을 되돌아서 캠핑장으로 온다. 이래저래 잡생각에 빠져서 올라왔던 길을 그만 지나치고 만다. 그리고 작은 등산로를 따라 걸으니 길은 수양관관리인이 말했던 철탑이 나온다. 아주 거짓말은 아니었다는게 밝혀지는 순간이니 그래 함부로 판단하고 예단을 해서는 안되는게 인간사이다. 철탑공사를 위해 그곳은 길이 나 있고 길을 따라 걷다보니 전혀 다른 동네로 하산하게 생겨서 길도 없는 산속으로 접어들면서 시간을 허비한다. 무턱대고 잡목을 헤치면서 내려오니 수양관과 캠핑장이 보이고 산행을 마치게 된다.
한남정맥의 방향을 알려준다. 속리산에서 시작한 산줄기가 한강을 따라 이어지다 김포에서 가라앉는다.
한남정맥 삼각점. 종주산행에서는 삼각점을 놓치고 길을 걸어선 안된다.
구봉산 정상.
태영골프장의 일부. 무지 넓다.
정상전망대에서 보이는 용인문화동산.
목신리 보살상.
구봉산오토캠핑장 마을 입구에 있는 목신리 보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