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301. 맑음. 부부 함께.
삼일절이다. 주중 공휴일은 언제라도 반갑다. 어젯밤에 마누라가 오늘 처형네 아들이 첫 휴가를 나와서 같이 밥을 먹기로 한단다. 그래 뭘할까 궁리하면서 산에 가기로 작정하면서 추억을 떠올린다. 산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누구라도 가까운 곳부터 다니기 시작하는 법일게고 그래 그땐 정말 산에 미친듯이 다녔다. 그러다가 서울에서 가까운 50명산이라는 책을 사서 다니기 시작했었지. 휴일이고 비번이면 만사를 제치고 산으로 달렸다. 그러다 백두대간을 시작하면서 관심이 희미해지고 책은 책꽂이에 들어 앉고 말았다. 그런 책인데 어젯밤에 눈이 띄어 다시 시작하기로 한다. 백두대간에 백대명산에 수도권의 대부분의 산은 다녀온 터인지라 흥미는 반감되었지만 마무리는 지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갈 곳을 정한 곳이 수리산이다. 이책은 서울에서 원을 그려 100km가량의 안에 들어 있는 산중에서 가 볼만한 곳을 고른 산이라서 한번쯤은 다녀올만한 가치는 있다. 수리산으로 정하고 아침이 되어 준비를 하던차에 처형과 통화하던 마눌이 약속을 취소하였단다. 그래 산행에 합류하기로 하고 간단하게 준비를 하여 산으로 향한다. 수리산은 4호선 수리산역에서 내려 도장초교옆으로 오른다. 그냥 동네 뒷산의 완만한 길을 걷는 기분이다. 가뭄으로 흙먼지가 얼마나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로 먼지가 일어나고 그러려니 하고 걷는다. 작은 봉우리를 올라서니 그곳은 사방에서 올라올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더 나가자 임도오거리가 나온다. 그곳에도 사람들은 많다. 이곳에서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슬기봉이라는 곳을 오르는데 상당한 인내와 수고로움을 필요로 한다. 슬기봉 정상에 오르니 이곳에는 공군부대가 자리잡고 있어서 산허리를 타고 돌아야 한다. 이곳에서 한쪽으로는 수암봉으로 가는 길이고 다른 길은 태을봉으로 가는 길이다. 태을봉으로 가는 길로 들어서니 슬기봉에서 태을봉까지는 2km이다. 이 능선에는 밧줄바위, 칼바위가 있어 주의를 요하는 곳이 있다. 능선을 따라 걷는 좋은 기분을 느끼면서 한참을 걷다 보니 태을봉이다. 태을봉에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곳에서 캔막걸리를 하나 사서 마시고 사진도 한 장 찍고 관모봉으로 향한다. 관모봉까지는 1km가 조금 못 미치는 거리이다. 그리고 길도 좋다. 관모봉에 태극기를 삼일절에 구경하고 하산길이다. 하산길은 1km가 조금 넘는 거리이다. 도로에 도착하니 태을초교이다. 그리고 금정역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집으로 향한다. 긴 가뭄이다 비가 많이 와야겠다. 비만 오면 정말 봄이 온거겠지.
슬기봉오르는 길에는 몇 개의 정자가 있어 휴식처를 제공한다.
슬기봉정상과 군부대.
아래 산본시가지와 모락산이 보인다.
슬기봉.
수암봉과 수암터널.
정일품송이다.
수리산에서 가장 높은 태을봉
관모봉의 태극기.
태을초교삼거리 쉼터에 있는 조각. 누굴 기다리는 걸까?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