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는 인생/오락가락종주하기

낙동정맥; 죽파리 갈림길에서 윗삼승령까지

돗가비 2011. 10. 22. 23:22

111022. 많은 비와 돌풍으로 고생. 28인승산악클럽.

산행구간:11.10.22.03:45 출발.오기저수지-(2km)-죽파리 갈림길-(2km)-왕릉봉-(1.8km)-덕재-(2.2km)-검마산휴양림갈림길-(1.1km)-갈미산/918.2-(0.5km)-구지령임도-(1.1km)-검마산-(1.2km)-검마산주봉-(0.9km)-금장지맥분기점-(1.5km)-임도차단기-(3.6km)-백암산갈림길-(0.5km-백암산-(0.5km왕복)-백암산갈림길-(0.8km)-임도-(3.0km)-매봉산/921-(1.2km)-윗삼승령에 12:42분에 임도에 도착하여 9시간 산행을 마무리한다. 

산행거리:23.9km/정맥21.9km/접속 2.0km(이번 구간 날머리 접속구간은 차량으로 이동합니다(저시마을 까지 버스통행 불가)

    우리 차가 어디에 주차해 있느냐에 따라 비용은 4~5만원 소요 취사시 송하리까지 5만원 예상

이번 구간에도 천미터가 넘는 산이 두 개나 들어 있다. 검마산과 백암산. 백암산은 백암온천으로 유명한 지명이지만 산은 그리 이름을 날리지 못한다.

어두컴컴한 밤중에 산골 마을은 칠흙같은 어둠으로 사방을 분간하기 어렵다. 차가 도착하고 어디가 어디인지 분간을 할 수 없는 곳에 내려 보니 빗줄기가 상당히 굵다. 비옷으로 단단히 준비를 하고 산속으로 접어드는데 동네의 야산인듯한 기분이다. 묘소가 있고 능선을 찾아 오르면서 약간 허둥대다가 겨우 정맥줄기를 찾아 든다.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니 이게 왕릉봉인지 아님 다른 봉우리인지도 모르겠다. 빗줄기는 그치지 않고 바람까지 거세게 불어대는데 방향도 종잡을수가 없다. 돌풍에 이리저리 휩쓸리면서 땅만 보고 걸어 간다. 초반에 걷는 속도는 비에 바람의 탓인지 잘 나간다. 그렇게 쉴 틈을 주지 않고 걷고 걸어 어디쯤을 갔을까?

뿌옇게 앞이 보이기 시작하고 날이 밝아오면서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기 시작한다. 추스린 몸이지만 비가 거세 옷이 젖어 들기 시작하고 추위가 몰려 온다. 길은 미끄럽고 체력도 급격하게 떨어진다. 어디인지 모를 곳 산허리에 서서 모두가 아침을 먹는다. 앉을수도 없고 차분하게 아침을 맛 볼수도 없다. 그냥 선자세에서 가지고 간 떡 세 조각을 먹는다. 남은 떡은 다시 배낭에 넣고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다시 걷는다. 서 있는거보단 걷는게 낫다. 그야말로 비는 내리고 길은 미끄럽고 옷은 젖어 축축하니 추위가 몰려 들고 이젠 졸음까지 다가 온다. 비에 젖은 바지는 무거워서 아래로 쳐지기 시작하니 끌어 올리기 바쁘고 바람에 몸을 중심잡기도 힘들어 모두가 포기하고 싶은 기분들이다. 그렇게 어찌어찌 걸어서 검마산을 도착한다. 검마산을 올라봐야 사방은 비안개로 분간도 안되고 바람에 서 있을 여력도 없다. 검마산을 지나 봉우리를 몇 개 지나면서 회원들이 의기투합한다. 백암산을 지나 백암온천으로 하산하여 온천욕이나 즐기기로...

앞으로 치고 나간 회원 2명이야 백암산을 지나버렸기에 냅두고 기히 포기하고 하산해버린 3명을 제한 나머지 13명은 백암산삼거리에서 다시 모여 방향을 결정한다. 모두 백암온천으로 하산하기로 하였지만 삼거리에서 백암온천까지의 거리나 윗삼승령까지의 거리가 거의 비슷하단 팀장의 말에 그냥 종주길로 가기로 하고 걷는다. 오늘따라 양쪽 고관절이 아프고 쑤시는게 여간 어려운게 아닌데 정말 걱정스럽다. 올라가는 길마다에서 끊어지는 아픔이 밀려 온다. 하지만 이런 오지에서 달리 방법이 없는 종주길을 걷는거말고는 대책이 없다. 정말 아프다. 그래도 걷는다. 추위에 체력도 바닥이 나고 아픈곳도 많아지지만 마냥 걷는다. 쉴수도 없다. 빗속에서 숨을곳도 없으니 마땅히 쉴 장소가 없으니 그냥 걷는다. 그렇게 걸었다 계속해서...

그리고 윗삼승령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작은 임도에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는데 금강송의 도벌을 막기 위해 설치한 차단기이다. 울진의 명물 금강송이 많은 곳이니까. 나는 그렇게 9시간을 쉬지 않고 걸었다. 걸으면서 먹고 마시고 아무 생각없이 보는 것도 없이 걷기만 했다. 정말 힘든 하루였다. 윗삼승령에서 마을까지는 모두가 걸어갈수가 없다고 하여 트럭을 불러 타고 내려 왔다. 어디쯤일까? 송하리라는 곳까지 트럭을 타고 내려와 큰 계곡과 다리가 있는 곳에서 생선구이와 곱창구이 그리고 삼겹살 파티로 점심을 거나하게 먹었다. 정말 배 터지게 먹었다. 산에 그리 많이 다녀봤지만 이날처럼 맛있는 음식을 맛있게 먹어본적도 없는듯하다. 산행은 정말 힘들었으나 뒷풀이는 더없이 즐거웠다. 쉼없이 내리는 비에 사진 찍을 틈이 없었다.

 

갈미산 정상.

검마산 정상.

차단기가 있는 임도. 이곳 임도에는 금강송을 지키기 위해 임도마다에 차단기를 설치해 놓았다.

막바지 봉우리 된비알을 힘들게 오르는 회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