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003. 맑음. 조형근팀장과 둘이서.
가을날이면 한번은 가게 되는 설악산. 주말에 가는 설악산은 사람으로 통행에 불편을 겪게 되고 정체가 심하다. 그래서 이번엔 평일에 휴가를 내서 가기로 했다. 마침 우면산 산사태에 투입에 따른 포상휴가가 하루 있어 그걸 써먹기로 했다. 연휴와 연결되는 화요일에 휴가를 신청했다. 양폭대피소를 예약하고 조팀장님의 차로 설악동으로 이동한다. 신흥사에서 비선대를 거쳐 양폭까지 가는 길에는 하산하는 등산객들로 넘쳐난다. 비선대를 가는 길의 계곡물은 여느 때처럼 맑고 차갑다. 세 시간여를 걸어 양폭대피소에 도착하니 6시가 되어 간다. 대피소에서 저녁을 먹는다. 메뉴는 돼지고기김치찌개 하나이다. 거기에 막걸리 한잔으로 목을 축인다. 밤이 되니 무척이나 날씨가 차갑다. 패딩을 껴입고 앉아 있어도 추위를 버티기 힘들어 이른 시간에 잠자리로 들어간다. 대피소가 좁고 길이가 짧아 키가 큰 우린 무척 곤란스럽다. 그리고 한켠에는 남녀가 같이 자리를 할 수가 있는 대피소였다.
5시가 조금 못되어 산행을 시작한다. 양폭에서 희운각대피소까지 가는 길은 오르막의 연속이다. 한 시간여를 걸으니 희운각에 도착하게 된다. 누룽지를 끓여먹으려는데 쌀벌레 몇 마리가 보인다. 조팀장은 햇반을 사서 먹고 난 그대로 누룽지탕을 먹었다. 고소한 맛이 없다. 공룡을 가기 위해 억지로라도 많이 먹어둬야 한다. 아침식사후 공룡의 등줄기로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이곳은 마등령까지 오르내리막의 연속이다. 보통은 4시간을 잡는 산행거리이니 널널한 시간에 차분하게 시간을 갖고 걸으면 된다. 오늘 산행이야 평일에다가 대피소에서 잠을 자고 올랐기에 서두를 일이 없다. 날씨가 너무 좋아 멀리 동해안과 주변의 산봉우리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사진을 찍으면서 시간을 지체하지만 그래도 큰 무리는 없다.
그렇게 걷고 걸어 마등령이다. 마등령에서 버너를 피고 라면을 끓여 먹으려는데 공원관리공단 직원 두 명이 카메라를 들이 민다. 이곳에서 불을 피워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산에 다니는 나로서는 왜 그러는지를 모르겠다. 일정한 장소에 화재예방을 하면서 취사는 가능한 공간을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한다. 그렇지않으니 산에 가서 숨어가면서 아무곳에서나 불을 피우지 않을까? 가까스로 치우기로 하고 마무리한다. 마등령에서 비선대로 내려서는 길은 돌계단의 연속이다. 두어 시간 거리를 돌계단에 텅텅거리면서 내려서다보면 도가니가 뭉그러진다. 다시는 가고 싶은 맘이 없게 된다. 그러면서 다시 가야 하는 길이다. 비선대에 도착하고 산을 내려선다. 그길에서 다른 산악회에 다니면서 알게 된 반가운 얼굴도 보게 된다. 돌아오는 길에는 순두부집에 들러 오징어순대와 순두부로 요기를 하고 서울로 향한다. 재미난 산행이었다.
신흥사를 지나 비선대로 가는 길에 오소리 한 마리가 먹이를 찾아 먹고 있다.
좌측부터 금강굴이 있는 장군봉, 형제봉, 적벽으로 적벽엔 암벽하는 클라이머 몇이 붙어 있다.
양폭대피소에서 하룻밤 신세를 졌다.
우측의 밀큼한 봉우리가 범봉, 뒤로 뾰쪽한 봉우리가 1275봉 그뒤로 마등령과 황철봉이 보인다.
용아장성능과 뒤로 귀떼기청봉.
좌로부터 대청봉, 중청봉, 소청봉이다.
공룡능선의 명물. 공룡알. 언제나 부화하려는지?
멀리 동해가 햇살에 눈부시게 반짝인다.
범봉과 울산바위.
두꺼비? 개구리? 아님 새 한마리가 앉아 있는듯하다.
공룡능에서 가장 높은 1275봉.
공룡의 등지느러미들.
나한봉.
나한봉과 마등령으로 이어지는 봉우리들.
오늘따라 힘들어하시는 조박사님. 카메라에 무거운 배낭으로 체력을 초반에 허비하고 무리한 산행을 하게 된다.
마등령에서 비선대로 내려서는 길에서 멀리 볼록한 화채봉, 앞으로는 바위로 이어진 천화대릿지와 범봉. 1275봉의 날카로움이 한눈에 들어온다.
흙 한 줌 없는 바위봉우리에서 자생하는 소나무들의 생명력이 새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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