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520. 맑음. 28인승산악회.
20.5km 11시간.
오랫만의 설악산행이다. 봄철 산방기간이 끝나고 가는 봄산행이라 기대가 크다. 하지만 무박산행은 항상 피곤함이 몰려온다. 잠을 자지 못하고 가서 힘든 산행을 한다는 그 자체가 힘든 일이다. 공룡능선을 타고 싶어 하는 회원들이 많아 이번 코스는 소공원에서 희운각을 거쳐 공룡능선을 타는 그나마 조금은 편한 코스를 택했다. 몇몇 회원들이 한계령을 고집하여 버스는 한계령과 오색을 거쳐 설악동 소공원에 도착하니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다. 산행은 정확히 4시가 되서야 시작되었다. 비선대를 지나고 조금 있어 동이 트는지 훤해지고 헤드랜턴이 필요없을 정도로 밝아지기 시작하였고 얼마전 화재로 불타버린 양폭대피소를 도착하면서는 아침이다. 몇차례 다닌 천불동계곡을 오르는 길은 초반엔 별로 힘들이지 않지만 양폭대피소를 지나고나서부터 된비알이 시작된다. 깔딱고개를 오르는 길에서 체력을 소진하고 나면 하루가 힘들어진다. 무너미고개에 거쳐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한다.
설악산은 솔직히 야생화와 꽃이 별로다. 바위가 대부분이라 그런지 넒게 펼쳐진 꽃밭도 없고 철쭉도 한 두그루 보이는 정도이다. 희운각에서 산행팀장이 가지고 온 청국장에 대피소에서 구한 오뚜기밥과 떡으로 아침을 든든히 먹는다. 등산은 먹는 만큼 걷는다했다. 공룡을 타기 위한 체력을 비축해둬야 한다. 널널하게 휴식을 취하고 공룡으로 빠져 든다.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많은 체력이 소모되는 공룡능선. 서북능선이 힘들고 지루하지만 하산하는 길은 수월해서 좋은데 공룡은 마등령에서 하산까지 시간도 만만치 않아서 힘이 든다. 초행길인 사람들이 마등령까지가면 전부인줄 알고 힘이 쏟은 다음에 하산길에 퍼져서 힘들어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산행은 처음엔 몰려 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팀으로 나뉘어지게 되고 난 선두에서 다른 여자 회원분과 함께 공룡과 하산을 하게 되었는데 산행실력이 여간 대단한게 아니다.
마등령에서 오세암으로 내려서는 길은 급경사에 작은 돌들로 길이 만들어져 조심하면서 내려서는데 다리에 힘이 많이 든다. 오세암에 도착하여 절구경도 하고 참배도 하면서 보내니 그게 휴식이다. 오세암에서 영시암까지 내리막길은 상당히 편한 산길이다. 길도 평평하고 어려운 구간도 없이 내려선다. 영시암 불경소리가 들리면서부터는 백담사계곡의 물소리를 함께 하면서 백담사까지 편하고 너른 길을 걷게 된다. 백담사에서 영시암까지 길은 숲과 계곡이 어우러진 정말 멋진 길이지만 설악산을 오르고 내려서는 등산객들에게는 지루함의 연속이다. 이 길만을 걷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야 신나고 즐거울거지만 체력이 방전된 등산객들에게는 정말 짜증나게 하는 길이다.
백담사에 도착하여 마을버스로 용대리에 내려오면 하루 산행을 마치게 된다.
용대리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후미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는데 예정시간보다 상당히 늦다. 일행중에 한 명이 체력이 고갈되어 걸음이 늦어지는 바람에 서울로 오는 시간도 늦어진다.
천불동계곡.
천당폭포.
설악산엔 아직도 눈이 쌓여 있다. 바위처럼 굳은 눈덩어리.
옆 사람 밥상이 먹고 싶어 물끄러미 쳐다보는 나.
대청봉을 향해 푸른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공룡을 가면 언제 보아도 멋진 그곳.
공룡에서 대청봉과 중청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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