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가을에. 신혼여행에서의 무모한 도전.
영실계곡코스로 갔다 어리목으로 하산하였는데 당시에 필름카메라를 사용하던 시절에 그만 필름을 잘못 끼어 넣어서 사진 한 장 못 뽑고 망쳤던 뼈아쁜 기억을 갖고 있던 산행이었다.
신혼여행을 보내면서 하루 관광지를 둘러 보다가 하루 정도는 한라산을 올라가자고 호기를 부리면서 밤에 시내에서 운동화를 샀다. 싸구려 운동화를 신고 가지고 갔던 캐주얼을 입고 택시를 타고 영실계곡으로 향했다. 올라가던 중에 본 영실기암은 정말 절경이었다. 신혼부부가 부지런히 올라가는데 힘들거야 뭐가 있겠는가. 그래도 무척 힘은 들었던 기억이 남아 있다. 지나치는 사람들한테 사진도 부탁하면서 어렵사리 백록담에 도착했다. 정상을 올라가는 비탈길에서는 마누라는 네 발로 기어 올라가다시피 했다. 당시 마눌은 임신 4개월째로 무척이나 무모한 짓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할뿐이다. 만약에 올라가던 중에 아프기라도 한다면 그 산속에서 어쩔뻔했나...
지금이야 등산화에 등산복을 갖춰 입고 다녀서 그리 일기변화에 힘들거도 없지만 그때는 여러가지로 힘이 들었다. 암튼 그렇게 위험하고 어려운 한라산 산행을 처음으로 해봤다.
한라산은 삼신산의 하나로 옛날부터 우리나라 명산으로 알려져 왔고 제주도 중앙에서 그 줄기는 동서로 뻗어 있으며 남쪽은 급한 반면 북쪽은 완만하고, 동서는 다소 높으면서 평탄하고 광활하다.
한라산은 지질학상 신생대 제4기에 화산분출로 생성된 휴화산으로 대부분 현무암으로 덮여 있는데 산마루에는 분화구였던 백록담이 있으며 고산식물의 보고로서 식물의 종류도 무려 1,800여 종이나 되어 울창한 자연림과 더불어 광대한 초원이 장관을 이룬다.
뿐만 아니라 높은 절벽과 깎아지른 듯한 비탈, 그리고 얕은 계곡의 기암괴석 등 빼어난 자연경관과 이 산의 명물로 꼽히는 진달래 군락이 또한 아름답다. 그밖에 천자만홍에 덮인 가을의 만산홍엽은 빼놓을 수 없는 경관이며, 유독 눈 속에 잠긴 설경의 한라는 절경 중의 절경으로 꼽힌다.
한라산 최고의 가을 단풍 코스로는 단연 영실코스를 들 수 있다. 한라산 서측 99번 국도를 따라가면 어리목 입구를 지나 1100고지 휴게소를 넘어서 약 4km 쯤 내려가면 영실입구 삼거리에 도착한다. 삼거리에서 매표소까지는 약 3km 거리. 매표소에서 영실휴게소까지는 다시 30~40분정도 걸어 올라가야 한다.
한라산을 정 중앙에 놓고 볼 때 영실코스는 대략 북동쪽에 위치하며 초입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동쪽으로 한라산을 향하여 올라가는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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