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종주(완)

백두대간 35구간

돗가비 2009. 8. 28. 15:58

백두대간35구간 05.07.24

봉현산악회 47명 날씨 맑음

한계령→끝청삼거리→끝청봉→중청봉→소청봉→희운각산장→공룡능선→나한봉→마등령→저항령→황철봉→미시령 총22.7km 15시간 30분소요(휴식시간포함) 대간중에서 가장 길고 힘든 구간이었다.

03:10 한계령에서 출발. 오늘은 대간 산행 중에서 가장 힘들고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구간이다. 오늘따라 버스는 만원이다. 우리나라에 제일 경치가 좋은 설악산을 가는데다가 다른 산악회에서 보충등반을 하러 온 사람도 여럿이다. 그래도 버스는 힘차게 달린다. 만원버스에 넘치는 사람으로 버스는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한계령휴게소에 도착하여 준비운동도 없이 매표소로 올라간다. 매표소에서 산으로 들어가 본격적인 산행을 하는 길은 큰 바위로 계단을 만들고 철계단을 놓아서 여간 힘든 구간이 아니다. 한계령에서 오르는 길은 여기에서 초반 오버페이스를 하면 하루 산행 전체를 망치는 곳이다. 차분하게 산을 오르다 보니 다른 산악회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먼저 오르고 있었다. 초반에 너무 힘을 쓴 몇 사람은 벌써 길가에 퍼져 있다. 한 시간여 걸어 삼거리에 도착한다. 왼쪽은 귀떼기청봉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대간길이면서 대청봉으로 가는 길이다.

04:23 끝청삼거리에 도착. 삼거리에서 끝청까지는 능선인 곳과 바위길이 엇갈리면서 힘든 구간이다. 어떤 산악회에서 온 남녀들은 앞서고 뒤서거니 하면서 오르면서 쉬면서 여유롭게 걷는 게 부럽다. 바윗길에서 미끄러지고 부인은 걱정하고 야단들이다. 어둠속에서 걷다 보니 드디어 날이 밝으면서 끝청봉 정상에 선다. 사방이 안개에 쌓여 경치는 볼 수가 없다.

06:11 끝청봉 정상 도착. 정상에서 땀을 식히고 바삐 걸어야 한다. 오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은 게 이상하다. 배탈이 난 모양이다. 한계령휴게소에서도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다시 아랫배가 요동을 친다. 중청대피소에 가서 보려고 서둘렀는데 이건 영 아니다. 할 수없이 산속으로 숨는다. 일을 보고 다시 걸어 중청산장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여유를 부린다. 산장은 많은 사람들이 아침을 먹는다고 야단이다.

06:40 중청산장 도착. 중청산장에서 대청봉은 지척에 있다. 본래 백두대간은 중청에서 대청봉을 거쳐 죽음의 계곡을 끼고 있는 능선을 따라서 희운각산장으로 내려서야 한다. 하지만 대청봉에서 희운각까지의 능선은 출입금지구간으로 통행이 전혀 불가능하여 편법으로 소청을 거쳐 희운각으로 내려서는 구간을 대간으로 치고 산행을 하게 된다. 나와 일행 2명은 모두 몸 컨디션도 좋지 않고 일기도 나빠 안개로 대청봉에 올라도 주변을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대청봉 오르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소청봉을 향한다. 소청봉을 거쳐 희운각으로 내려서는 길은 급경사에 바윗길로 시간을 상당히 지체하게 하는 곳이다. 급경사를 힘들여서 내려서면 철계단이 수없이 놓여 있고 계단은 계곡을 넘어서게 되어 있어 대간을 하는 구간 중에 단 하나의 물을 건너는 구간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자연을 보호하고 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계단을 다 내려서면 희운각대피소에 닿는다.

07;40 희운각산장 도착. 산장에는 사람들이 넘쳐 난다. 밥을 먹는 사람, 라면을 끊이는 사람, 계곡에서 발을 씻고 세수를 하면서 놀이를 하는 사람들로 북적댄다. 산장에서 일행들과 함께 아침을 먹고 휴식을 취하면서 정로환을 얻어먹은 후 산행을 시작한다. 08:10에 다시 다른 일행을 두고 길을 재촉한다. 산장에서 잠시 걷다보면 공룡능선을 가는 길과 천불동계곡으로 빠져 내려서는 길이 갈라진다. 나는 다른 일행 몇 명과 공룡능선으로 접어든다. 그리고 좁은 산길을 걷는다. 봉우리에 올라서면 신선대이다.

08:37 신선대 도착. 급경사의 바윗길을 한참 내려서는가 싶으면 앞이 캄캄하게 보이는 경사를 다시 오르고 주변은 안개로 보이지 않는다. 이 능선은 경치가 좋기로 소문이 나있지만 오늘은 경치 구경하기는 그릇 것 같다. 봉우리를 몇 개 힘들게 올라갔다 내려갔다 반복하면서 천화대를 거쳐  1275m봉에 이르다 보면 계곡에 흐르는 물을 보게 된다. 샘이랄 거도 없는 이곳에서 물을 병에 담는다. 그리고 다시 봉우리를 올라서고 내려갔다가 까마득하게 올려다 보이는 바윗길을 정말 너무 힘들여 올라서면 나한봉이다. 나한봉에 올라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앞을 보면 마등령이 바로 눈앞에 보인다. 잠시 내리막을 타면 마등령 안부에 도착한다.

12:10 마등령 안부에 도착. 마등령 안부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하지만 난 배탈이 걱정도 되고 땀을 많이 흘려 밥 먹을 생각이 나지 않아 굶기로 한다. 남들이 밥을 먹는 시간에 난 꿀맛 나는 잠을 잠시 청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설악동으로 하산하느냐 계획대로 미시령까지 가느냐로 의견이 갈린다. 그리고 기왕에 시작한 거 끝까지 걷기로 하고 마등령으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잠시 후 마등령에 올라서고 나와 일행 한명은 그만 직진하고 만다. 대간은 정상에서 왼쪽으로 꺾어 가야 한다. 다시 올라와 대간으로 접어들면 바로 너덜길이 나온다. 그리고 내려서고 다시 올라서면 1249m봉이고 내려서니 저항령이다. 저항령은 좌우로 등산로가 나 있다. 곧바로 직진을 해야 대간이다. 눈앞에는 황철봉이 가로 놓여 있고 힘은 빠져서 쳐다보니 저 산을 어찌 올라가야 하나 걱정이 앞선다. 저항령 너덜을 한참이나 내려서고 숲속으로 빠져든다. 그리고 다시 너덜지대을 얼마나 올라서면 황철봉 정상을 밟게 된다. 황철봉을 내려서 걷다 보니 대간을 알려주는 표지 리본을 볼 수가 없다. 혹시 길을 잘못 들었나 하면서 망설이다 전진하니 리본이 보이고 힘을 얻어 걷는다. 1318m봉에 올라서고 내려갈 길을 보면 너덜길이 한없이 펼쳐져 있다. 너덜지대 바위를 걷는 거는 사람들을 너무 지치게 한다. 발목과 무릎에 무리가 가게 하기도 한다. 너덜지대를 지나고 이제 다 왔나 싶은 순간에 산이 가로막는다. 다행이도 나지막하고 흙을 밟게 된다는 게 다행이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봉우리를 타면 울산바위방향으로 가게 되나 등산로는 나있지 않다. 그리고 편한 길을 한없이 걸어가고 어디선가 자동차소리와 음악소리가 들린다. 우리를 반갑게 하는 미시령휴게소의 음악소리이다.

18:40 미시령 도착. 휴게소에 도착하여 가볍게 세수를 하고 발을 씻는다. 점심 겸 저녁을 먹고 차에 몸을 싣는다. 오늘 산행은 대간을 하는 중에 가장 힘이 드는 구간이었으며 불행하게도 내 몸 상태도 엉망이었다. 점심을 먹지 못하고 배탈로 화장실을 두 번이나 가야했으며 바윗길은 손과 발을 다 사용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반대로 가장 보람을 느낀 하루의 산행이었다. 돌아오는 길은 막혀 나를 더욱 답답하게 만들었으며 집에 도착하니 02:30분이었다. 산에 다닌 이후로 가장 힘들었고 늦은 하루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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