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34구간 05.07.10
봉현산악회 37명. 날씨 흐리다 갬
조침령→복암령→단목령→점봉산→망대암산→한계령
04:00 조침령에서 출발. 오늘도 일행을 태운 버스는 강원도 골짜기 도로를 한참을 가야하고 어디선가는 길을 잘못 들어서 헤매다 겨우 찾아 들어간 곳이 조침령 초입의 계곡이다. 다른 산악회의 버스 한 대는 벌써 도착하여 산행을 준비하고 있다. 날은 흐려 안개비가 내리고 우린 곧장 산행을 시작하였다. 가는 동안 잡목이 붙잡아 당기고 빗물이 옷을 적셔 여간 불편하다. 잠시의 휴식도 없이 빠른 걸음을 재촉하다 보니 동녘이 훤해 지고 암수발전소 상부댐공사 현장이므로 출입을 하지 말라는 입간판이 길가를 따라 가면서 몇 개가 세워져 있다. 안개가 잔뜩 끼어 있는 원시림은 나무향이 코를 자극하고 상큼한 느낌을 갖게 한다.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경치는 없어도 코를 자극하는 향기와 시원한 바람이 나를 즐겁게 해준다. 두어 시간을 가니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이곳이 복암령이다. 왼쪽으로 꺾여 내려가는 길은 인제군 진동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하지만 그곳을 향하는 나뭇가지에도 대간 표지 리본이 달려있다. 나와 길을 같이 했던 일행 5명은 5분여를 그리 내려갔다. 내려가다 보니 계곡이 나타나고 느낌이 이상하다. 다시 가던 길을 돌려 올라와 직진하여 곧장 가는 길로 들어선다. 길은 썩은 나무 등걸로 막혀 있고 리본도 별로 잘 보이지 않는 게 아무래도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의 소행이 아닌가 싶어진다. 날이 훤해 지는 걸 확인하면 서 잠시 걸어가니 물소리가 시원스럽다. 대간을 하면서 능선에서 이리 가까운 곳에 계곡이 있고 시원스레 물이 흘러 내려가는 건 처음이다. 물소리와 함께 잠시 걸어가니 단목령이다.
07:15 단목령 도착. 단목령에서 이상하게도 대장군이 서 있다. 표지목도 이상스럽게 만들어져 있고 공 터가 약간 있다. 이곳에서 아침을 먹기로 하고 배낭을 내리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난 다른 날과 달리 비가 올 것을 예상하고 밥 대신 빵을 가져가서 쉽게 먹을 수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앉아서 빗물에 밥을 함께 먹어야 하는 고역을 치른다. 밥을 먹자마자 산행을 시작한다. 비는 내리는가 싶다가 다시 하늘이 맑아지고 좀 가다보면 다시 비가 내리는 그런 날씨다. 주변은 안개에 보이지 않고 길을 재촉해야 하는 산행이다. 완만한 능선을 걷다가 갑자기 가파른 오르막이 기다린다. 한참을 숨 가쁘게 올라가니 점봉산 표지석이 마중해준다.
09:40 점봉산 정산 도착. 정상에서 보는 주변 경관은 정말 시원스럽고 장관이다. 날은 맑아지고 바람은 시원스럽게 불어주니 지금은 정말 산행하기 딱 좋은 날이다. 배낭을 내려놓고 물도 마시고 간식도 먹으면서 휴식을 오랜만에 취해 본다. 남쪽으로 작은점봉산이 보이고 안개구름에 잠시 보이다 사라지는 주변 경관이 너무 좋다. 다른 일행과 어울려 놀다가 출입금지 구역이라는 안내판이 있는 등산로로 접어든다. 내리막길을 잠시 가다보니 암릉이 나타나고 망대암산이다.
10:35 망대암산 도착. 망대암산은 정상이란 게 달리 표 나는 게 없다. 그냥 암벽일 뿐이다. 북으로 멀리 설악산이 안개 속에 희미하게 보이고 내려왔던 점봉산이 지척이다. 오른쪽으로는 한계령 고갯길이 훤히 보이련만 안개에 가려 보이질 않아 서운할 뿐이다. 망대암산 정상에서 내려서자마자 길이 헷갈리게 한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급히 틀어서 급경사로 내려서야 한다. 오른쪽 낭떠러지는 아마 주전골과 흘림골등 설악산의 경치 좋은 계곡이 자리 잡고 있겠지만 안개에 잠겨 보이지 않는다. 망대암산에서 내려오는 길은 몇 군데의 위험한 암벽을 기어오르고 힘겹게 가야 하는 곳이 있다. 그렇게 내리막길을 내려서다 보면 잘 포장된 도로가 나온다. 등산 진입로에는 출입자를 통제하기 위한 초소가 세워져 있고 등산객을 여지없이 단속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하지만 오늘은 비온 뒤라 그런지 근무자가 나와 있지 않다. 철조망을 통과하여 포장도로를 걸어 한계령휴게소에 도착한다.
13:30. 한계령에 도착. 비온 뒤라 한계령 한쪽의 도랑에도 물이 넘친다. 그곳에서 옷을 홀랑 벗고 몸을 씻으니 날아갈듯 한 기분이다. 가볍게 점심을 먹고 버스에 몸을 태우고 서울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