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20구간04.12.26
봉현산악회 24명. 날씨 맑음.
하늘재→포암산(961m)→부리기재→대미산(1115m)→새목재→차갓재→작은차갓재→문경 안생달마을
어둠속을 산악회 회원들을 싣고 관광버스는 달린다. 최근 개통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순식간에 문경을거쳐 오늘의 산행 기점인 하늘재에 도착한다.
03:10 간단하게 몸을 풀고 우리를 맞이하는 포암산을 향해 비탈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포암산을 오르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고 중간에 암벽을 오르는 수고를 해야 한다. 오르는 길에는 오늘따라 살얼음이 깔려 있어 더욱 힘들게 한다.
04:09 포암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사방은 어둠 속이다. 곳곳에 마을의 불빛만이 보일뿐이다. 새벽공기가 차갑다. 일행들은 말없이 쏜살같이 앞으로만 달려 나간다.
07:33 어둠과 추위와 싸우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휴식도 없다. 앉아서 쉬고 있는 거 보단 한걸음이라도 나가는 게 낫다 싶어 모두들 말없이 걷기만 한다. 그리고 도착한 곳이 1062m봉이다. 약간 내려가 양지 바른 곳에서 아침을 먹는다. 보온밥통과 보온물병에 담아간 된장국도 식어서 냉한 기운만 감돈다. 이거라도 억지로 먹어둬야 버틴다. 이 추운 날씨에 뭐라도 먹어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서. 잠시 후 내려서나 싶더니 부리기재인가 보다. 아무거도 보지 못하고 지나치고 만다.
09:25 다시 오르막이다. 눈앞에 봉우리가 훤히 보인다. 드디어 대미산인가 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싶다. 앞에 봉우리가 다시 나타난다. 그리고 다시 힘을 내 올라가본다. 근데 여기도 대미산 정산은 아니다. 사람 약올리는것도 아니고 이게 무슨귀신 곡할 노릇이란 말인가. 그러기를 몇 개를 하고 봉우리 하나에 올라선다. 사방이 훤하다. 저 멀리 지나온 속리산 일대가 남쪽으로 보이고 북으론 소백산 관측소가 보인다. 전망이 참 좋은 곳이다.
11:09 대미산에서 방향을 틀어 북쪽을 향해 얼마나 걷다 나타나는 봉우리에서 방향을 동쪽으로 급히 틀어야 한다. 대미산부터 하산지점인 차갓재까지는 온통 낙엽송 조림지이다. 아름드리 낙엽송부터 팔뚝만한 나무까지 빽빽하다. 새목재를 지나 급경사를 오르면 981m봉이다. 이곳부터는 내리막이다. 그리고 송전탑을 지나면 차갓재이다.
12:15 조그만 봉우리를 오르고 잠시 내려간다 싶은 곳이 작은 차갓재이다. 오늘의 산행은 이곳이 종점이다. 작은차갓재에서 안생달로 내려가는 비탈길은 완만한 경사에 산책로이다. 길과 함께 내려 가는 계곡은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벽돌처럼 반듯하게 다듬어 쌓아 놓은 듯한 바위들로 이루어져 있다. 여름이라면 발 담그고 세족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듯 하다. 비탈길을 내려서 얼마 후에 안생달이라는 마을에 내려선다. 이시간이 12:45경이다. 안생달 마을엔 한백주라는 민속주를 만드는 공장이 있다(6병 한세트에 일만이천원). 하산하여 간단하게 김치찌개로 점심을 먹고 서울로 향한다. 대간을 하면서 오늘처럼 힘들게 걸었던 기억은 없는 것 같다. 양쪽 엉덩이 뼈관절이 쑤시고 아픈 게 여간 참기 힘들었다. 그 통증이 아래서 내려가면서 한걸음마다 걷는게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엄청난 추위와 관절의 통증을 이겨내고 마친 오늘의 산행은 그래서 더 값진 거라고 본다.
오늘의 일출
포암산 입구
포암산 정상 표지석
포암산 정상에서
923봉에서 보이는 대미산
초라한 행색을 보라. 걷는 동안 땀이 흘러 증기가 나오면서 옷이 얼어버려 서리가 옷에 맺혀 있다.
대미산 정상에서
속리산의 그림자만 보인다
문경너머의 산들
멀리 눈에 쌓인 소백산이 보인다. 연화봉천문대가 희미하게 겉모습을 보여준다
자연그대로 간직되고 있는 대간의 산들. 간직해야 하지 않을까?
낙엽송이 빽빽히 들어찬 삼림
작은 차갓재까지가 대간길이다. 여기서 버스가 있는 안생달마을까지도 한참을 가야 한다
안생달 마을로 내려오는 계곡의 을씨년스런 모습
안생달에서 보이는 황장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