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21구간 05.01.09
봉현산악회 26명. 날씨 맑음(경북 문경 최저 영하10도, 최고영하2도)
안생달마을→작은차갓재→황장산(1077m)→폐백이재→벌재→문봉재(1040m)→옥녀봉(1077m)→저수재
오늘도 어김없이 차가운 겨울밤의 찬 공기를 가르며 산악회 회원들을 실은 버스는 어디론가 힘차게 달려간다.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어 경상북도 문경을 가는 길이 수월하다. 예전엔 국도를 한참 달려 이화령이나 조령을 넘었어야 할 곳이지만 서울을 떠나 조금 후에 문경을 지나 안생달 마을에 도착하여 너무 이른 시간이라 차안에서 휴식을 취한다.
03:45 화장실에 들러 일을 보고 서둘러 산행을 시작한다. 마을에서 조금 오르면 저번 산행의 종점인 작은차갓재에 도착하여 오른쪽으로 방향을 급히 돌려 오르막길을 숨 가쁘게 오른다.
05:00 쉬지 않고 얼마를 오르다보면 암벽이 나타난다. 밧줄이 잘 만들어져 있어 오르는데 어려움은 없을듯 하나 겨울이고 약간의 눈이 내려 미끄럽다. 그리고 다시 암릉을 어렵게 통과해야 한다. 어둠이라 보이지 않겠지만 아마 아찔한 절벽이 발 아래 펼쳐져 있을 것이다. 그렇게 위험한 구간을 지나면 황장상 정상에 도착한다. 기념사진도 찍고 가볍게 휴식을 한 후 길을 재촉한다. 그런데 길이 두갈래이다. 책에 나와 있는 설명에도 자세하게 기록을 해놨지만 어두운 밤길이라 분간을 못한다. 모든 일행이 문경의 어느 마을로 가는길로 들어서고 만다. 10여분을 내려가서 잘못들었다는 것을 알고 다시 올라서서 갈림길에서 대간을 찾아 들어선다. 이곳부터 치마바위라는 곳까지는 암릉의 연속이다. 급경사에 눈길이 미끄럽다. 보통 위험한 게 아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는 구간이기도 하다. 어렴풋이 동이 트기 시작한다. 발아래는 천길 낭떠러지가 모습을 나타낸다.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구간도 있지만 미끄럽기에 더욱 조심스러워진다. 얼마를 지나다 드디어 넘어지고 엉덩방아를 찧고 만다.
08:40 몇 개인지도 모를 이름 모를 봉우리들을 넘고 내려서다 날이 훤해지고 드디어 벌재에 내려선다. 벌재에는 버스가 기다리고 있어 차안에서 추위를 피해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아침은 밥 대신 가래떡에 커피 한잔이다. 지난번 산행에서 밥 먹으면서 한 고생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였는데 오늘은 차안에서 밥을 먹는단다. 몸을 녹이고 긴 휴식으로 피로를 푼 후 다시 산행을 한다(09:20).
10:40 벌재를 떠난 후 한 시간여 걷다보면 문복대 도착한다. 지도에는 옥녀봉이라고도 하는데 어떤 이름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하산주도 한잔 하고 웃는 시간도 가진 후 다시 걷는다.
11:55 문복대에서 저수령까지는 그냥 편안한 길이다. 문복대를 내려서면 농로가 나타난다. 장구재라는 곳이다. 이곳을 건너 봉우리를 오른 후 내려서야 저수령이다. 오늘도 겨울날씨답게 너무 춥고 거친 하루였다. 모자가 얼어 단단한 투구가 되어버린다. 귀가 얼고 손발이 꽁꽁 굳어진다. 왜 이고생을 하면서 대간을 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힘든 하루였다.
황장산 정상에서
새벽 동이 트면서
아름다운 우리 산하
문복대
정말 멋지지 않은가???
저수령에서
저수령 휴게소는 장사가 안되어서 폐업해버렸다. 고속도로가 생기고 터널이 뚫리니 누가 이 고개를 오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