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루게재(묘량면 삼학리서 불갑사 가기 위해 넘는 고
개)
묘량면(묘良面) 삼학리(三鶴里)서 불갑사(佛甲寺)를 가기 위해 넘는 고개는 시산재와 헐루게재가 있으나 두 고개가 다 전에는 퍽 험했다.
시산제는 회산부락뒤에 도달하고, 헐루게재는 유봉부락 뒤로 빠지는 고개로 옛날에는 그 목이 하도 좁아 오고가는 사람이 마주치면 거의 비켜 설 곳이 없어 서로 껴안고 자리를 비켰다.
헐루게재는 근래 검문소에서 큰 신작로가 났지만 이 지명과 관계된 전설이 있다.
1백여년 전 한 포수가 삼학리(三鶴里)앞을 지나고 있는데 이 고개에서 사람 살리라는 처녀의 비명이 들려 쫓아갔다. 비명을 지른 처녀는 혼자서 이 고개를 넘다가 목을 지키던 나무꾼에게 붙잡혀 겁탈을 당하게 되어 소리를 쳤으나 당하고 보니 정욕이 살아나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무꾼의 땀을 닦아 주었다. 처녀를 구하기 위해 쫓아간 포수가 이꼴을 보고 화가 나 두 남녀를 쏘아 죽이고는 관가에 찾아가 "두 연놈이 헐덕거리고 있어서 죽였다."고 자초지종을 털어 놓고 자수한 뒤부터 헐루게재가 되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