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705. 맑으며 무더운 땡볕.
암사역-암사동선사유적지-광진대교를 건너서-광나루역-아차산-중곡역까지.
둘레길 구간과 상관없이 걷는 둘레길.
7월이 시작되는 시절인데도 날씨가 무덥습니다. 30도가 넘는 날씨에 바람도 없으니 더 후덥지근하게 느껴지네요. 그래도 사람은 살자면 움직여야 하고 그래서 집을 나섭니다. 오늘은 어디로 갈까? 별다른 망설임없이 전에 가던 길을 이어가기 입니다.
많은 블러그나 카페에는 1구간에서 시작하여 내가 걷는 방향과는 반대로 걷기를 해서 나도 남의 글을 보면 헷갈리는 순간이 많지만 별로 개의치는 않습니다. 길은 길이니까요.
암사역에 내려 암사동선사유적지를 둘러보려다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학생들만 가는 분위기에 날도 덥고 걸어야 할 길도 먼데 별로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둘레만 둘러봅니다. 그리고 한강으로 가려는데 그곳으로는 진입로가 없어 다시 되돌아서 선사사거리까지 나와서 암사생태공원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한강변을 걸어 광진대교에 도착합니다.
아주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암사선사유적지.
선사시대 움막을 지어놨나보네요.
암사생태공원인데 이곳에도 사람들은 많습니다. 옆에 수영장에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활기차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참 보기 좋습니다.
광진대교에서 바라 본 암사생태공원.
광진대교를 올라서면서부터 우리 부부는 놀래기 시작합니다. 걷기 좋은 한강대교에 으뜸이라해서 기대를 했지만 정말 놀랬습니다. 멀리 보이는 주변 풍광도 멋지지만 다리 교각에 만들어놓은 공연장을 보고는 혀를 내둘렀습니다. 세계에 3군데밖에 없다고 하는데 참 우리나라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누가 이런 생각을 해냈을까?
공연은 주말저녁에 주로 하나 봅니다. 선착순으로 무료입장인데 근처에 산다면 정말 자주 와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탁 트인 한강 위에서 멋진 공연을 감상한다는 그것으로 행복감을 느낄겁니다. 누가 나와서 노래를 하고 연주를 하면 어떻습니까. 그 자체를 즐길수 있다는 것! 그게 대단하지 않겠습니까. 빙둘러 보이는 주변의 아파트와 고층건물 그리고 산과 강은 설명이 필요없습니다. 보이는 그대로 눈에 들어오니까요. 감탄을 몇 번이나 했네요. 그리고 가장 감탄을 한 것은 진기한 것을 봤다는 것.
광진대교 공연장에서.
전시실내부. 이곳에서 아이리스가 촬영되었다네요.
전시실에는 바닥에 한강을 내려다보게 아크릴판이 있는데 보고 깜짝놀랬습니다. 그 높이에서 보일때 저 정도의 크기면 굉장한 물고기인데 저 고기는 뭘까요? 높이가 수십미터는 되는 곳에서 내려다봤으니 크기가 보통 크기는 아닐건데 정말 궁금했습니다. 광진대교를 다니거나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자주 봤을지 모르지만 저는 한강에 저런 큰 고기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눈대중으로 봐도 저 정도면 바다에 상어크기인데요. 정말 궁금하데요.
광진대교를 건너 광나루역 근처에 유명한 순대국집에서 점심을 배부르게 먹습니다. 사골국물을 우려 내 진하고 맛있습니다. 그리고 공사가 한창인 현장을 지나 아차산으로 들어섭니다. 입구에 아차산체육공원이던가 하는 곳으로 들어가는 줄 알고 들어갔다가 한 바퀴 빙 돌아서 되돌아 나옵니다. 그냥 길따라 걸으면 되는 것을 괜히 아는 체 한번 했다가 바보 됐습니다.
아차산생태공원을 지나 아차산에 들어서니 조금 시원합니다.
아차산에 들어서서는 고생길이네요. 조금 그늘져 시원하나 싶다가 땡볕입니다. 아차산은 순전히 돌산이라 그늘이 별로네요. 아차산정상으로 가는 길목에서 산허리를 끼고 도는 둘레길로 걷습니다. 데크로 잘 만들어진 길이라 걷기는 좋은데 산을 걷는 운치는 덜합니다. 아차산정상으로 길은 능선종주길은 될지언정 둘레길로는 제격이 아닌듯하여 그냥 맘편하게 먹고 낮은 곳으로 아주 편하게 걷습니다. 그래도 길은 길이라 힘이드네요. 많이 걸었다싶을만하니 긴고랑공원에 도착합니다. 긴골인지 긴고랑인지 모르겠지만 아차산과 용마산을 구별하는 골짜기로 길이가 꽤 길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겠죠.
그곳에서 용마산제2보루로 오르는 길은 그야말로 코가 땅에 닿습니다. 된비알에 계단을 한참 올라야 능선에 도착하더군요. 능선에 올라도 바람도 없고 해서 물 한 모금 마시고 그냥 걸어 용마산정상을 향합니다. 그러다 중간에 있는 팔각정에서 숨을 돌리고 그대로 하산합니다. 서울둘레길이 아니고 등산이네요. 이곳만큼은. 평강폭포라는 인공폭포가 쌩뚱맞게 자리잡은 곳으로 내려옵니다. 인공폭포를 만들었으면 이 더운 여름에 물이라도 내려보내던지 할일이지 모르겠네요. 그냥 전시행정의 표본일까요. 아니면 에너지절약하려 가동을 안하고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아껴야 사니까 이해는 됩니다.
중곡역에 도착해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발 뻗고 쉴 수 있는 집이 있어 행복합니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