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119. 맑음. 28인승산악회.
광주 무등산하면 유명한데 왜 유명하지?
한 마디로 딱히 말하기가 곤란하다. 정상은 군부대로 올라갈수도 없고 깊은 계곡이 있어 물놀이가 좋은 것도 아니고 산이 높아 전망이 트인 것도 아니고 글쎄올시다. 그래도 최근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 광주라는 대도시에 붙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기에 유명세를 타고 뭔가 보호할 게 있으니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겠다.
무등산은 광주에서는 증심사지구와 원효사지구에서 오르는게 대체적이다. 화순군 방면에서도 여러 갈래가 있겠다.
증심사 입구 주차장에 내려 단체 사진을 찌고 산행을 한다. 겨울산행인데도 눈 구경하기가 힘드네. 길은 질퍽거리고 미끄럽고 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더 진행하여 중머리재에 도착하여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다시 장불재까지 오른다. 이런 산을 오르는거야 수없이 반복되는 산행이라서 그냥 그렇다. 장불재에서 입석대를 오르니 기념촬영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 근데 왜 들어가지 말라는 입석대안으로는 들어갈까. 특이하게도 입석대에는 묘가 하나 있는데 그야말로 명당중에 명당이다. 그 수많은 사람들이 와서 돌봐주는데 명당이 아니겠는가. 입석대에서 다시 서석대로 오른다. 무등산의 정상노릇을 하고 있는 곳이 서석대이다. 서석대 오르는 도중에는 안양산부터해서 화순군과 주변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안양산 가는 도중에 봉우리는 봉긋하게 솟은 처녀의 젖가슴을 그대로 닮은 형상이다. 안양산까지 이어서 놓고 보면 처녀가 누워 있는 모습일수도 있겠다. 물론 머리에는 통신사 중계탑이라는 무거운 철탑 아니 비녀를 꽂고 있다고 해야 할까. 그래 안양산까지는 애 밴 새댁의 모습일수도 있겠다. 서석대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기념촬영으로 칼바람을 맞아야 한다. 눈앞에 무등산 정상인 천왕봉이 보인다. 군부대 건물이 산정상인데도 가분수처럼 크다. 상당히 중요한 군시설임을 짐작케 한다. 통일이 되면 저 군시설물은 철거되려나?
다시 하산길로 들어선다. 하산길이래야 오른 길을 다시 돌아서는 길이다 그대로. 미끄러운 길에 여기저기서 넘어지는 사람들도 많고 해서 아이젠을 하고 내려선다. 주차장에 도착해야 할 시간이 길지 않아서 서두른다. 보고 싶던 증심사 절구경도 포기하고 그냥 걸어야 한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안양산까지 걷기로 했던 다른 팀원들이 시간이 촉박해서 내가 걸었던 길로 그냥 하산하기로 하면서 약간의 시간 여유가 있어 근처 식당으로 들어 갔다.
나비야! 청산가자 식당. 염소고기와 염소탕 그리고 몇 가지 식사가 되는 적당한 크기의 식당이다. 앞 마당은 넓은 게 여름에는 마당에서도 손님을 받는가보다. 빨리된다는 곤드레 밥을 시켜 먹는데 찰진 밥에 토하젓을 양념으로 먹는 게 특이했다. 밥이 나오기 전에 먹으라고 나오는 계란과 더덕 그리고 구운마늘과 산마가 압권이었다.
산행에서의 아쉬움이 밥 한 그릇으로 조금이나마 위로를 삼는 하루였다.
증심사 일주문. 한쪽 구석이 내려 앉아 보수하려나보다.
증심사 사천왕문.
장불재.
입석대오르는 길.
입석대. 저기 묘 주인은 누구일까?
입석대.
입석대.
멀리 안양산이 보이는데 앞쪽의 봉우리는 여자의 젓가슴이 영락없다.
서석대 오르는 길.
저 멀리로 안양산.
무등산 정상.
서석대. 뒤로 무등산 정상인데 군부대가 있어 출입통제.
산행 후 증심사 입구 주차장 건너편에 있는 식당에 들렀다. 7천원짜리 곤드레밥에 나오는 밥상.
상호: 나비야! 청산가자(062-263-4477)
광주7대테마 맛집으로 선정된 식당이란다. 주 메뉴가 염소탕, 염소수육과 염소를 이용한 음식이 전문인데 다른 몇 가지 요리와 곤드레밥 등 몇 가지의 식사를 제공한다. 식용달팽이요리도 한다.
술을 먹지 않으니 곤드레밥을 시켰다. 서울에서 먹던 곤드레밥은 맨밥에 서너가지 반찬이 전부인데 여긴 역시 음식이 풍성한 고장답게 반찬도 여러가지 나오고 곤드레밥도 찰밥에 주문하면 그때 만들어져 나온다. 앉으면 흑마늘과 더덕 그리고 계란, 마절임이 나온다. 곤드레밥은 찰밥이라 약간 질척거리는 느낌? 양도 많아서 배부르게 먹을수 있다. 특히 토하젓이 양념으로 나오는게 특징. 암튼 추천할만한 맛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