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825. 흐리고 비 내림. 28인승산악회.
오랫만에 설악산행이다. 일기예보에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지만 행운을 기대하면서 차에 올랐다. 한계령삼거리에서 밥을 먹을때에도 비는 내리지 않았다. 버스가 한계령을 올라서면서부터 비는 굵어지더니 급기야 오색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세차게 내린다. 대청봉을 오르느냐 포기하고 설악동에서 주간산행만을 하느냐 머뭇거리다 그냥 버스에 주저앉는다. 다른 회원들은 오색에서 대청봉을 오르기 위해 출발하고 나를 포함한 두 명은 다른 곳으로 가기로 했다. 세 명이서 목우재에 도착하여 달마봉을 오른다. 실은 이곳은 출입금지구역으로 알고 있다. 처음 가는 길이라 많은 기대를 하고 오른다. 산행은 참으로 편하고 좋았다. 속초시내가 눈아래 보이고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능선길은 소나무숲으로 가슴을 뻥 뚫리게 하고 상쾌하다. 비도 이슬비로 내려서 참을만하다. 다만 사방이 구름으로 보이지 않아 아쉽다. 세 명이서 도란도란 달마봉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 도착하기 전 등산로에서 깜빡하고 길을 놓쳐 잠시 아래로 하산하다 금새 돌아서서 알바라고 하긴 그렇다. 정상에서 아침을 먹고 날이 밝아오기에 잔뜩 기대를 했지만 역시 전망은 구름으로 별로이다. 더 진행하여 울산바위로 오르는 등산로로 내려선다. 그곳 주막에서 잠시 쉬기로 하고 막걸리를 시켜 먹은게 에피소드의 발단은 시작된다. 일행중에 술을 과음해서 취해 버렸다. 9시경에 시작된 술자리는 점심을 넘기고 1시가 다 되어서야 끝나고 울산바위로 향한다. 흔들바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울산바위로 가다 샛길로 들어서면 울산바위 아래로 해서 미시령으로 가는 길이 있다. 과음을 한 일행이 무작정 그길로 들어서면서 고난의 시간은 시작된다. 사방이 비구름에 쌓여 있고 길도 희미한 곳을 마구잡이로 올라간다. 물론 그 회원은 몇 번인가 이길을 다녀봤다고 하니 믿을수밖에. 숲을 헤치면서 오르기도 하고 다시 길이 나오면 따라 걷기도 하면서 오르니 울산바위의 중간부분에 오르게 되더라. 길은 아마도 암벽하는 사람들이 다니는 길인듯하다. 바위는 암벽을 하지 않는 한 오를 수 없는 길이기에 맥없이 다시 하산한다. 길을 옆으로 틀어 걸으니 다시 사람들이 다닌듯한 길이 나온다. 이 길은 그래도 등산객들이 조금은 다니는 길인지 선명하다. 그리고 바위문을 통과하면서 모래밭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울산바위끝 부분이다. 이제 고생은 끝난거라는 그 사람의 말이다. 하산만이 남았다니 반갑다. 다른 회원들은 아마도 어디에선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게다. 하산길은 정말 속도전이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내려선다. 중간에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 오라는 독촉전화도 받고 보니 마음이 더 급해진다. 울산바위를 가는 길은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서 정말 밀림지대 그대로였다. 하산해서 미시령휴게소를 가는 길 내내 숲이 우거지고 대낮인데도 멧돼지가 돌아다닌다. 멧돼지와 두 번이나 조우를 했다. 그리고 귀하다는 노루궁뎅이 버섯도 몇 번이나 보게 된다. 내가 어려서 먹은 기억이 있는 솔버섯이라는 것도 많다. 비 온 뒤에 산이라서 버섯은 정말 많다. 먹을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점심도 먹지 못하면서 아침밥과 막걸리의 힘으로 하루를 버틴 하루였다. 달마봉과 울산바위를 도는 산행이 처음이라서 많은 기대를 하였지만 실망도 아니고 뿌듯함도 없는 그런 길이라고 생각된다. 역시 설악산은 공룡능선 그 이상은 없는 듯하다. 가보지 않은 길은 간다는 한가지 소망을 풀었다는것을 빼면 그냥 그렇다. 일부러 금지구역을 가야 할 필요까지는 느끼지 못했다.
달마봉 가는 길에 바위홈.
구름속의 달마봉이다.
달마봉 능선에서 신흥사를 비롯한 천불동계곡주변의 봉우리들이 훤히 보인다.
울산바위.
달마봉의 기암괴석.
울산바위에 올라서.
울산바위에서 보이는 황철봉.
황철봉의 너덜지대가 훤히 보인다.
울산바위.
울산바위 아래 바위문.
울산바위 서쪽 끝자락.
울산바위에서 보이는 설악의 대청과 공룡능선.
이 산에서 가장 볼거리는 뭐라해도 멋진 자태의 소나무들이다. 정말 멋진 모습의 소나무들이 빽빽하다.
미시령으로 내려서는 곳에서의 북설악.
울산바위.
울산바위.
하산길에 천하의 명당 전망대에서.
북설악의 길을 따르면 진부령이 나오겠지.
흔들바위.
산행을 더 진행하느냐 마냐로 티격태격하는 중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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