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218. 맑으나 기온이 뚝 떨어진 추운 날씨. 혼자서.
무수골에서 송추마을까지
산경
- 도종환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 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
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내려갔다
앞산 뒷산에 큰 도움은 못 되었지만
하늘 아래 허물없이 하루가 갔다
오늘은 도종환 시인의 산경이라는 시처럼 길을 시작한다.
북한산둘레길을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 온 듯하여 미루었던 구간을 저번 주에 이어 오늘은 마무리하기로 하고 우이령길도 예약을 해놓고 집을 나서려는데 주말에 강추위가 몰려 온다는 예보에 마누라는 포기하고 나 혼자 집을 나선다. 미루다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법. 서둘러 집을 나서다 방배역에 도착하여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지하철을 타려는데 이런 교통카드가 없다. 다시 집까지 가서 카드를 가지고 나와 2호선타고 사당역에서 4호선으로 갈아 타고 창동역에서 내려 택시로 무수골로 갔다. 둘레길을 하면서 시작점과 끝점을 정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해서 구간별 의미가 없다. 그래서 오늘은 방학동길과 왕실묘역길 그리고 우이령길을 너머서 송추마을길까지 걷는다. 걷는 거리상으로는 상당한 거리이지만 산길에서 거리는 별 의미가 없다는 걸 오랜 산행경험으로 배운터라서 그냥 머리속에 담지 않고 걷는다. 거리보다는 시간이다. 경사도와 험한 정도에 따라 너무 다르기에.
무수골에 도착하여 전에 걸었던 반대방향으로 길을 잡고 달리기 시작한다. 우선은 우이령 통과시간이 12시전에 도착해야 허가를 하는 걸로 알고 부리나케 걸었다. 방학동길과 왕실묘역길을 걸어 우이령에 도착하니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늦게 시작한 길이라서 아무리 서둘러도 우이령탐방센터에 12시전에 도착하기는 글렀다. 우이동에서 탐방센터까지 가는 길은 아스팔트 포장길을 마냥 오르는데 정말 지겹다. 2키로가량 되는 길을 쉽없이 오르는데 얼마나 팍팍한지 모르겠다. 탐방센터에 도착하니 시간은 제약없이 통과다. 이리될거면 천천히 걸을 걸하는 후회이다. 우이령길은 작년에 걸었던 반대방향이지만 기억이 새롭다. 석굴암을 둘러볼까하다가 날씨도 춥고 혼자 맛이 없을듯하여 그만 두고 그냥 교현리로 향한다. 교현리에서 송추마을길은 호젓한 산길을 걷다 큰 대로변을 걷는 모험을 하는 길이다. 산길은 사람들도 없고 좋은데 큰길가를 걷자니 짜증이 난다. 송추마을에 도착하면서 북한산둘레길은 모두 마무리한다. 우이령길 왕복이 없었다면 횟수는 줄었겠지만 우이령을 빼고 어찌 둘레길을 다 돌았다하겠는가. 북한산둘레길 70KM는 이렇게 마무리된다.
무수골의 유래
도봉구 도봉1동104번에 속하는 일대를 무수골또는 무수올이라고 하는 데 밤나무가 많다고 하여서
밤골이라고도 불린다.
무수골은 한자로는 無(무)愁(근심수)골이라고하는 데 보통은 산 아래의 물이 흐르는 동네를 말하기도
하고 도봉구의 지명유래에서는 근심걱정없는 노인이 사는 곳이라고도 알려져있다.
정확한 설은 세종이 살아 생전에 아들인 寧海(영해)군이 묻혀있는 장소를(원터 도봉 1동 578번지) 찾아와서는 약수터의물을 마시고 나서는 물좋고 풍광좋은 곳으로 아무런 근심이 없는 곳이라고 말하여서 그 후로 마을 이름이 유래하였다고 한다.
무수골에는 무수천이라는 하천이 흐르며 중간에 도봉산에서 내려오는 도봉천과 합류하여 중랑천으로 유입되는 곳이다.
또 무수골에는 세종의 사위의 묘가 있는 도봉구의 역사 유적지이기도 하다.
오봉의 유래
오봉의 유래 : "오봉"(660m) 은 한 마을의 다섯 총각들이 원님의 어여쁜 외동딸에게 장가들기 위해 상장능선(오봉과 마주한 뒷면의 능선)의 바위를 오봉에던져 올리기 시합을 하여 현재의 기묘한 모습의 봉우리가 만들어졌다고 전해 온다는 것이다.
2층전망대라는데 올라가보지 않았다. 국립공원을 보호한답시고 사방에 출입통제지역은 만들면서 왜 저런 설치물을 만들어 놓는걸까? 저리 높이 올라가지 않아도 어차피 산 정상에 가면 사방이 훤히 다 보이는 것을.
저 골짜기에 얼음대신 물이 저리 넘쳐 흐르는 날을 기대해보면서.
방학동길입구.
정의공주의 묘. 세종의 딸로 영향력이 있었던 공주였던듯 왕을 지낸 연산군의 묘역보다 더 화려하다.
연산군 묘역.
연산군묘. 맨 위가 연산군과 왕비인 거창신씨묘, 그 아래가 의정궁주조씨묘(태종의 후궁인데 왜 여기에 묘가 있는건지?)그리고 맨 아래는 연산군의 사위 구문경과 휘순공주(연산군딸)의 묘이다.
방학동 은행나무.
원당샘. 물맛이 좋다는데...
원당샘의 유래.
원당천에 있는 놀이공간인데 돈투자를 많이 한듯...
왕실묘역길 입구.
우이동 식당가에 있는 얼음작품.
우이령고갯길 정상.
우이령 전망대에서 보는 오봉. 오늘은 실컷 오봉만 둘러보고 온 느낌이다.
우이령전망대에서 내려오면서 본 오봉.
석굴암입구에서 보는 오봉.
우이령길 입구에서 보는 오봉.
교현리 다리에서 보는 오봉.
송추마을길 입구.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