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605. 맑음.
도봉산탐방센터에서 무수골까지
새로이 개방되었다는 도봉산둘레길을 걸어 볼 요량으로 마눌을 데리고 집을 나섰다. 서울은 사통팔달이다. 지하철로 버스로 못 가는 데가 없다. 그리고 대한민국도 사통팔달이다. 서울하늘아래 있는 거미줄보다도 더 많은 도로와 고속국도로 전국을 헤집고 다닐수 있게 해놨다. 지하철7호선을 타고 도봉산역에 내려 둘레길을 찾아 나선다. 대략적인 정보로 도봉산관리센터로 들어가니 둘레길은 우이암방향으로 표시가 보인다. 도봉산능원사를 지나고 도봉사를 지나니 둘레길표지가 보이고 우이암표지도 보인다. 이곳에서 냅다 우이암표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이게 오늘의 사단이다. 둘레길이라면 이리 산을 오르지는 않을것인데도 둘레길표지는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우이암까지 등산을 해 버렸다. 뒤따라 오는 마누라는 죽을 지경이다. 앞서서 걷는 내가 여간 속도를 내고 걸어야말이지. 우이능선을 따라 걷다 방학능선으로 방향을 바꾸고 그리고 여러 갈래 길에서 자현암으로 내려서다 무수골안내센터에 도착하고 마을로 들어서니 둘레길 안내표지가 보인다. 무수골에서 산길을 걸어 도봉탐방안내센터까지 둘레길을 걸어 봤다. 마을 사람들이 도봉산을 오르던 길을 잘 다듬어서 만든 흔적이 보인다. 그래도 길 안내표지는 많이 해놔서 옆으로 빠질 염려는 덜어도 되겠다. 도봉산오르는 구간 표지와 같이 있어 나처럼 혼동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오늘은 입구에서 반대편으로 걷는 바람에 둘레길 구간을 다 소화해내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한다.
능원사 일주문.
도봉산안내센터에서 우이령방향으로 둘레길을 가다 보면 황금색으로 한껏 멋을 낸 절이 한국불교도봉산능원사이다. 이 절은 대개의 절과 다르게 조계종이나 태고종 등의 종파와는 약간 다른 기운을 느낀다. 대웅전에 해당하는 곳이 용화전인듯하고 철웅당이라는 전각도 크게 보인다.
도봉산 능원사(能園寺)는 30년 전부터 있었던 절을 헐고 새로 웅장하게 지어 단청을 하였다. 능원사는 철웅(鐵雄) 스님이 창건하여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 당우리의 능원사와 도봉산의 능원사가 있다.
능원사는 미래불인 '미륵불을 본존불로 봉양하고 미륵정법의 진리를 체득하여 심중소회를 성취케 하고 제세민안과 인법호국함'을 목적으로 창건하였다고 한다.
용화전(龍華殿)은 미륵불을 모시는 불당으로, 미륵불이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하여 용화세계를 펼칠 것이라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용화수라는 말은 미륵경에 나오고, 용화산이란 말은 삼국유사의 미륵사 창건 연기설화에 나온다. 석가불을 본존으로 모시는 절에서는 미륵전이라 한다. 용화전 지붕의 대마루 양쪽 머리에는 금시조(金翅鳥: 아루다)가 동자승을 태우 고 용을 부리는 상이 있고, 용화전 중앙 창문 옆에는 봉황새가 조각되어 있다.
용화전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석수가 양각으로 조각돼있다. 범종각은 복음각으로 명명, 금시조, 봉황, 석수, 오각별 속의 十자 등 미륵사상을 대중화하는 한국불교라는 새로운 종파이다.
전각너머 멀리로 도봉산의 봉우리들이 보인다.
이름모르는 벌레.
우이능선에서 오봉을 배경삼아서...
남원부사 진주류공첨정 지묘와 정경부인 남양홍씨 지묘. 이곳 일대가 진주류씨 세장산이라고하며 세종때 영의정을 지낸 분의 공덕비도 세워져 있다. 점필재 김종직선생의 문집에 올려져 있다하는 시비도 있더라. 한번 더 간다면 자세히 읽어보련만 그냥 지나쳐서 서운하다. 사진 좌측 중간쯤엔 가족들이 앉아서 음식을 먹고 떠드는데 남의 문중 선산에서 어린애 데리고 먹고 떠드는건 예의가 아니고 교육에도 좋지 않을것이다.
둘레길을 걷다보니 서 있는 문인석. 주변보다는 약간 봉긋한 곳에 자리잡은 문인석인데 무인석은 보이지 않는다. 크기로 봐서는 제법 세도가의 선산이었을것인데 지금은 자손이 끊기고 관리하는 사람이 없는지 묘에는 나무 몇 그루가 크게 자라고 있고, 사람들의 휴식공간으로 변해버렸다. 그래도 저 문인석을 뽑아다 파는 사람은 없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