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416. 맑음. 마눌데리고 봄나들이 겸해서.
마눌에게 현충원 벚꽃구경을 가자고하니 대답이 신통치않다. 청계산이나 관악산은 힘들다하고하여 가까이 두고서도 한번도 가보지않은 대모산을 가자고 재촉하였다. 구룡산과 대모산은 두 개의 산이라고 하기엔 너무 붙어 있으니 하나로 보는게 맞을듯하다. 우리나라의 부자들이 모여산다는 서초구와 강남구의 남쪽을 가로막고 경기도와 구분을 지어주는 산이다. 산을 다녀보면 산마다에도 분위기가 있다. 동네 뒷산인 우면산을 보면 사람들이 차분하고 점잖은 편이다. 요즘엔 나이드신 분들이 활동하는 산악회에서도 종종 우면산을 찾아 들어서 가끔은 시끄럽게 소리치거나 막걸리를 마시는 사람들도 눈에 띄지만 전에는 모든 사람들이 등산로를 걷고 약수물을 마시고 가족들이 산책을 하는 산이었다. 대모산과 구룡산도 강남을 끼고 있는 지리적 위치때문인지 힘들여 등산을 하려는 사람은 별로 없고 차분한 분위기의 산이었다. 하긴 산들이 낮고 힘들이지 않고 걸을수 있는 곳이라 높은 산을 찾는 등산객들은 관악산이나 청계산으로 모두 빠져나갔을것이다. 덧붙여 분위기를 보면 청계산은 여성스러운 산이라고 한다면 관악산은 남성미가 넘쳐나는 산이 아닌가싶다. 산세도 그렇거니와 찾는 사람들도 그렇다. 청계산에 들면 사람들이 더 차분한듯하고 관악산을 오르면 활기에 넘쳐 왁자지껄해지는가 보다.
암튼 양재동 시티택시회사 옆으로 해서 구룡산을 올라 대모산을 지나 수서역까지 걸었다. 거리로도 꽤나 되는데 어림잡아 7km는 넘는 거리겠다. 궁마을로 하산하여 청국장과보리밥이라는 상호의 식당에 들러 청국장과 보리밥을 먹었는데 밥상이 정갈하고 음식도 입에 맞았다. 청국장을 밥상에서 끓여 먹게 나오는데 보리비빔밥과 함께 먹으니 아주 맛이 좋았다. 점심시간이 훨씬 지나서 갔는데도 사람들이 많은걸보니 소문이 난 식당인가보다. 1인분 8천원인데 우리 부부 모두 만족스러웠다.
오늘 산행도 지난주처럼 싱거운 코스에 가벼운 산행이었다.
구룡산 오르면서 진달래가 한창이다.
가운데 네 개의 높은 건물이 부를 상징하는 타워팰리스이고 우측 하단구석으로 빈민촌을 대표하는 비닐하우스 집성촌인 구룡마을이 보인다. 멀리 희미하게는 좌로부터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과 용마산이 연이어 서 있다.
대모산을 지나면서 긴의자에 새겨진 글이다. 요즘 산에도 애완견을 데리고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더불어서 개로 인한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저번주에 아차산에서는 개에 물려 우는 어린애를 보기도 했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