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625. 맑음. 혼자서.
13:30 천왕봉-15:00 연하봉-16:30 세석대피소-6.26.05:50 세석대피소 출발-07:00 선비샘-07:50 ~08:20 벽소령에서 아침 먹다-09:50 연하천대피소-10:55 토끼봉-11:50 삼도봉-12:20 노루목-15:00 성삼재.
책을 읽어도 세 번은 읽어야 머리속에 자리잡는다. 하물며 조선팔도 산천을 돌면서 한 번으로 족하다면 자만일게다. 백두대간을 세 번은 해보리라 항상 다짐하고 있던 차에 이번 기회에 첫 발을 내딛어 놓아야겠다고 여기고 언제 마무리 지을지도 모르는 대장정의 길을 걷는다. 이동하는 방법도 숙식을 해결하는 대책도 우선은 없이 가야 한다. 통제구간이 많은 대간길이라서 어찌해야할지도 아직은 모른다. 수없는 시간이 흐르고 난후에 대장정은 마쳐질것이다.
천왕봉에서 성삼재구간은 국립공원 구역이라서 길이 잘 정비되어 있고 사람들도 많이 다녀서 길을 잃어버리지 않고 오랫동안만 걸으면 갈 수 있는 구간이다. 천왕봉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곧장 내려서서 장터목을 지나 세석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칠선계곡을 올라오면서 체력을 많이 소모한 탓도 있지만 세석대피소에서 잠을 자기로 신청해놓았기에 서두를게 없이 널널하게 걷는다. 날이 좋아 구경하기도 좋고 오가는 사람들과 수없이 인사를 나누면서 걷다보니 세석대피소에 도착한다. 6시가 되어 잠자리 체크를 하고 저녁을 먹는다. 저녁이라야 혼자 움직이는 몸이 준비할게 따로 없다. 라면을 끓여 먹고 국물에 햇반과 김치를 넣고 꿀꿀이죽을 끓여 먹으면 된다. 저녁을 먹고 잠을 청한다. 대피소에서 자려면 남보다 일찍 잠을 들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잠을 자기에 코고는 사람과 잠꼬대하는 사람, 그리고 들락거리는 사람들로 잠을 이루기가 쉽지 않기에 남들이 자기 전에 잠이 들어버려야 새벽까지 잠을 이룰수 있다. 9시에 잠을 청하는데 피곤해서 금새 잠이 든다. 얼마나 골아 떨어져서 잠이 들었는지 5시가 되서야 일어났다. 짐을 챙기고 하루 걸을 준비를 하면서 바나나 세 개로 아침을 대신한다. 5시 50분이다. 세석을 출발하고 성삼재까진 조급하게 걷지 않아도 점심무렵이면 산행을 마칠수 있기에 산천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발걸음을 옮긴다. 두 시간여만에 벽소령에 도착하여 대피소에서 햇반과 햄을 구해서 아침을 먹는다. 말이 지리산이지 걷다보면 지루산이다. 능선길이 길고도 지루하다. 비슷한 능선과 봉우리들 길고 깊은 계곡과 우거진 숲, 그리고 오가는 사람들로 항상 붐비는 지리산을 혼자 걷기에는 지루한 산이 된다. 다들 여럿이 모여 오는데 나는 왜 혼자인지 모르겠다. 내 인간성이 참 구겨진게 분명하다. 연하천대피소에 도착하니 이곳에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늦은 아침을 먹는 사람들과 떠나는 사람들 그리고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군데군데 모여 있다. 물병에 물을 담고 배가 불룩하도록 물을 마시고 다시 출발이다. 그리고 이런저런 봉우리들을 지나면서 날이 비가 오겠다싶은 하늘로 변한다. 일기예보에 오후늦게 비가 온다고 했다니 비가 올게다. 발걸음을 재촉해볼까하면서 재미나게 혼자 흥얼거리면서 걷는다. 토끼봉에 도착하면서는 바람이 심상치않아 보인다. 금새라도 비가 올 요량이다. 조금은 더 서둘러야지 하면서 걸으니 대학생 둘이서 걸어오다 물을 좀 달랜다. 가지고 있던 물병을 비워주면서 비가 올거니 서둘러서 조심히 가라고 인사하고 성삼재로 걸음을 재촉한다. 삼도봉을 지나고 임걸령에 도착하면서도 날은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바람만 세질뿐이다. 노고단에 도착하니 안개가 자욱해지고 바람은 더욱 세게 불어댄다. 대피소에서 콜라를 하나 사서 시원하게 마시고 잽싸게 노고단으로 내려선다. 화엄사 갈림길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드디어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지만 성삼재는 금방 도착하니 비 맞을일은 없을듯하다. 성삼재에 도착하여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버스를 타러 가는데 택시기사가 와서 버스가 방금 출발해버렸으니 택시를 타고 가란다. 화엄사로 내려설까 궁리만 하지 않았어도 화장실에서 깔끔하게 세수하고 거울만 쳐다보지 않았어도 버스를 탈 수 있었는데 아깝다. 이리저리 궁리를 해봐도 택시를 타야 서울가는 버스를 탈 수가 있기에 25000원을 주고 택시로 구례로 이동하였다. 5시 15분발 버스표를 구해놓고 동경?동광?목욕탕에서 몸을 씻고 터미널근처의 식당에 가서 추어탕을 시켜 먹었다. 지리산 둘레길에서 남원의 식당에서 먹던 추어탕은 괜찮았는데 여기 추어탕은 추어탕 맛이 나지 않는다. 음식은 터미널 근처에서 먹으면 안된다. 뜨내기 손님이라고 아무렇게나 대한다.
천왕봉. 여기서 백두대간은 시작된다.
지리산은 날이 멀쩡하다가도 이리 구름이 몰려오고 물러나고를 반복한다.
화재로 타버린 곳도 다시 생명이 살아나고 숲으로 변할것이다.
제석봉에도 이제 나무들이 많이 자라고 있다.
세석평전 습지.
세석평전습지대. 많은 야생화가 피어 있다.
세석대피소.
연하천대피소. 저 아낙네는 혼자왔나보다. 혼자인줄알았다면 말동무라도 해봤을것을 ㅎㅎㅎ. 서울에 오는 버스를 타고 오는걸 봤다.
이런 나무는 한계령 올라가면서도 볼수있는데...
화엄사계곡.
화엄사갈림길에서 노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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