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는 인생/오락가락종주하기

덕산기계곡(강원 정선)

돗가비 2010. 6. 20. 11:05

100619. 맑음. 동그라미산악회와 함께.

주말에 시골에 내려갈까하다 가지 않아도 되어서 어디로 튀어볼까 궁리중에 아는 이로부터 연락이 와서 생전에 듣도 보도 못한 계곡을 가게 되었다. 덕산기계곡은 그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여행마니아층에는 널리 알려진 곳인지도 모르겠다. 1박2일이라는 TV프로그램에서 촬영을 한 적도 있다고 하니 말이다. 이곳은 오지중의 오지로 교통편이 여간 불편한것이 아니다. 계곡을 걷다 보면 드문 드문 민가도 보이고 자갈길에는 차량도 가끔 지나가는걸 봐서는 의외로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는것을 알 수 있다.하지만 이곳은 아직도 서울에서 당일로 다녀오기에 불편하다.

 군자역에서 산악회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 정선에 들어서고 그곳은 밭에서 일하는 주민들에게 몇 차례나 물어보면서 겨우 입구에 들어서게 된다. 길도 좁고 좋지 않아서 커다란 관광버스가 들어다니기에는 어려움을 느낀다. 차가 서로 마주치게 되기라도 하면 낭패를 보게 생겼다. 관광버스로 차량차단기가 서 있는곳까지 가기는 약간 무리이니 여탄리 마을회관까지 간 다음엔 널널하게 걸어가면 경치도 좋고 농사짓는 것도 구경하면서 좋을듯싶다.  

 名不虛傳이라고 했던가? 아니다 街談巷說 맞다.소문난 잔치에 먹잟것없다. 약간은 비밀스런곳이고 깊은 산골에 계곡이며 찻길이 없어 하천 바닥 자갈길로 차가 다니고 사람이 적게 사는 신비스런 감은 있으나 계곡의 경치가 뛰어난 비경은 아니다. 그냥 조용하고 (물론 이것도 차량통행을 막아서 가능하다. 차단기 바로 위에는 사람들이 들어와서 술마시고 고기굽고 야단이다) 계곡에 몸담그면서 머리를 식히기 좋은 곳중에 하나일뿐이다.

 차량통제를 위해 차단기가 설치된 도로 끝자락에 민가가 한 채 있다. 아저씨가 나와서 우리들 동태를 열심히 살피고 계신다. 덕산기계곡은 농사를 짓는데 대부분이 더덕, 황기, 도라기, 오가피 등의 약초 재배를 하는 곳이라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일부 거주민들의 외부인에 대한 거부감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가면서 어떤 주민은 우리 일행에게 콩물도 마시라고 주고 상추 등 야채도 집에 가져가서 먹으라고 싸주는걸 봐서는 전형적인 시골 인심이 살아있지않나 싶다. 피서철을 대비한 민박집도 공사중이고 이곳도 개발이 시작되나보다. 차단기가 있는 이곳까지는 대형버스로는 위험하고 승용차는 무난하다.

 차단기를 지나면서부터는 계곡의 절경이 시작되는데 주변 경치로는 응봉산 용소골이나 다른 월악산의 계곡들보다는 못하지않나 싶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했던가. 계곡에 물이 많아야하는데 물이 말라버렸다. 물이 맑은 곳이라는데 비가 오지 않아서 계곡에도 물이 별로 흐르지 않고 웅덩이처럼 몇 군데 고여 있을뿐이다. 비가 내린후에 오면 상당히 멋을겠다.

 

강원도 정선군 남면의 덕산기 계곡은 깎아지른 절벽으로 둘러싸인 풍광이 일품인 골짜기다.

희미한 길이 나 있지만 물이 불면 그나마 잠겨버려 통행이 어려운 곳.

살기도 찾아가기도 빡빡하지만 트레킹에는 안성맞춤인 장소다.

 덕산기 트레킹은 산속의 오지마을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좁은 계곡 같아도 의외로 넓은 땅이 숨어 있어 사람들이 그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계곡을 걷는 도중 민가가 나오고 사람을 만나도 놀라지 마시기를.
덕산기 계곡 트레킹은 하류나 상류 어디서 시작해도 큰 차이가 없다. 양쪽 모두 대중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을 택하라면 하류인 덕우리 방면이 좋다. 경치 좋은 구간이 하류쪽에 밀집했고 접근도 쉽기 때문이다. 계곡 입구인 덕우리는 정선에서 동면으로 가는 도중에 여탄리를 거쳐 들어간다.

덕우리의 차량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는 포장도로 끝에서 트레킹을 시작한다.

계곡에는 사륜구동차량이 다니는 주민들의 생활도로가 나 있다. 이 길을 걸어가며 절경의 계곡을 탐승한다. 초반에는 시멘트 도로가 깔려 있다. 하상과 거의 같은 높이로 물이 불면 자동으로 잠겨 계곡이 되는 길이다. 시멘트 포장도로가 끝나면 자갈밭의 시작. 이즈음 계곡을 둘러싼 산줄기가 점점 커진다. 검붉은 바위 벼랑이 하늘을 가리는 모습도 장관이다.

계곡 중간쯤의 남쪽 사면에 밭과 민가 몇 채가 보인다. 이곳이 덕산기 마을이다.

마을 지나 물굽이 하나를 돌면 이 계곡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된다. 건천인 덕산기 계곡은 장마철 직후 수량이 늘면 더욱 장관이다.

깨끗한 물이 무릎까지 차오르고 여기저기 바위 벼랑에서 폭포수가 쏟아진다.

빅토리아 폭포의 한 부분을 떼어다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다.

여기서부터 상류 쪽 1km 구간에 덕산기 계곡의 절경이 밀집해 있다. 오지계곡의 진면목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이후 분위기는 평범해진다. 지계곡 합류 지점을 지나면 계곡물이 땅으로 숨어 크게 줄어든다. 민가를 몇 채를 지나면 하북동의 포장도로가 나온다. 여기서 트레킹을 마무리하고 출발지점으로 되돌아간다.

덕산기 트레킹 코스는 약 6km로 성인 기준으로 3시간 정도 걸린다.

시간을 단축하려면 덕산기 부근의 절경지대를 반환점으로 삼는 것이 좋다. 계곡을 왕복할 경우 6시간 정도 걸린다.

  트레킹 코스 : 덕우리 - 차단기 - 도사곡 - 덕산기 마을 - 원점회귀(4.5hr)

 

 

 바위틈에서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온다.

 

 친절하게 우리를 대해주시던 아주머니가 사시는 집

 

 

 

 

 절벽에 양지꽃이 앙증맞게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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