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는 인생/오락가락종주하기

한북천마지맥4구간

돗가비 2010. 5. 9. 12:09

 100508. 맑음. 천마지맥 마지막 구간을 혼자서 가다.

100508. 08:00 먹치고개 출발-08:45 갑산 정상-09:05 새재고개-09:40 적갑산 정상(10분 휴식)-10:00 활공장-10:15 철문봉-10:30 예봉산(5분 휴식)-10:45 율리봉-11:00율리고개(10분 휴식)-11:35 직녀봉(예빈산)12:55 6번국도 도착-13:30 45번국도 도착(점심 20분)-14:15 팔당호변에 도착.(휴식포함 6시간 15분) 

덕소역까지 전철을 이용하면 편리하기는 하겠지만 이른 아침이라 차가 막히지 않을거라 짐작하고 2호선으로 잠실로 가서 8번출구로 나가 직행버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1670번 직행버스를 타니 오늘도 승객은 6 명이다. 널널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서 가니 좋다. 승객이 적으면 시간도 줄어 든다. 덕소역까지는 내 예상을 크게 어긋나게 20분만에 도착해버린다. 난 덕소역에서 출발하는 시우리행 08:35분 차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데 의외로 덕소까지 금방가버려 도착하니 7시 30분이다. 도착하자마자 버스가 도착하여 점심으로 먹을거리를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아 기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근처 편의점에 가서 빵을 사가지고 와도 33분이다. 35분에 버스는 출발하니 계획보다 한 시간이 빠른셈이다.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천마지맥을 하면서 천주교공원묘지를 지나 팔당댐에서 마무리를 하는게 의아했는데 이번 산행에서 실감을 하게 되었다면 그게 큰 수확이다. 먹치고개에서 갑산과 적갑산 그리고 예봉산까지는 외길로 순조롭게 진행을 할 수가 있었다. 먹치고개 야외결혼식장을 가로 질러 산을 오른다. 갑산 정상에서 내려서는 길에 헬기장을 지나면서 조금 후에 안부 비슷한 곳에 도착하면서 왼쪽으로 급격하게 떨어지는 비탈길로 접어들어야 새재고개로 내려설 수 있다. 새재고개에서는 운길산과 도곡리로 가는 양편 길을 눈에 두지말고 곧장 건너편 나무계단으로 오르면 된다. 그리고 예봉산까지는 직행. 오늘따라 몸상태가 좋아 순조롭게 빨리갈 수가 있다.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주고 햇살도 따갑지 않고 부드럽다.

 최근엔 천마지맥을 다산유원지까지 잇지 않고 견우봉과 승원봉을 거쳐 팔당댐까지로 하는 경우가 많다. 난 이번에 억지로 팔당호까지 가봤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구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새재고개. 이곳에서 건너편 나무계단을 오른다.

 운길산과 예봉산 갈림길.

 천마지맥하면서 헷갈리는 구간이 몇 개 있는데 이곳도 그 중에 하나이다. 사람들이 많이 올라다니는 정상 막걸리파는 곳 앞으로는 팔당역으로 가는 길이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고 길도 흔적이 적은 정상표지석 근처 하얀 쇠말뚝으로 내려가야 한다. 사진의 하얀 기둥으로 내려서면서 고개를 넘고 금방 율리봉에 도착하게 된다. 율리봉에서 급 내리막을 가다보면 율리고개에 도착하게 되는데 내려가면서 직녀봉을 보면 숨이 콱 막힐 정도로 높아 보인다. 직녀봉은 예빈산이라고도 부르는데 이유를 알 듯하다. 예봉산에 묶인 산이 아닌 독립된 봉우리라는걸 알 수가 있다. 숨가쁘게 쉬지 않고 오르니 직녀봉이다. 직녀봉에는 중년의 남자 둘이 앉아서 막걸리를 마시며 막걸리예찬론을 펼치고 있다.

 직녀봉 정상. 직녀봉 정상에서 천마지맥으로 가는 길도 애매한 구석이 있다. 여기서도 팔당역으로 하산하는 길은 안내판이 있는데 지맥을 가르켜주는 안내글은 없다. 사진상에서 보이는 직녀봉 설명글 안내판 너머 숲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길도 희미하고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지 낙엽이 덮여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 대충 짐작으로 확인해가면서 급경사를 쏜살같이 내려가야 한다. 희미한 길을 더듬어서 찾아가다보면 밋밋한 길이 나오고 능선길에는 가끔  마을로 내려서는 오솔길들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리 가다보면 NO10번 철탑이 서 있는데 그 아래로 통과한다. 마을 뒷산 길을 그렇게 가면서 마무리가 된다.

 10번 철탑. 이곳은 길도 훤하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듯하다.

 여기까지는 순조롭게 방향만 잘 잡으면 어려움은 없다. 이 묘지에서 좌측으로 빠져나간다. 이곳을 나가니 농로가 나오는데 여기서부터는 지맥인지 마을인지 여간 헷갈리는게 아니다. 아래 사진처럼 포장길도 나오고 리본도 달려 있는 산길도 보이는데 가다보면 길이 끊기고 평탄한 곳도 나와서 능선종주라고 보기엔 무리일듯하다. 이곳부터는 어차피 계곡을 건너거나 물을 넘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냥 아무렇게나 진행해도 상관없지 않을까싶다.

 하얀 리본이 보여 들어가보니 길이 없어졌다. 전에는 이곳으로 다녔을지도 모르겠다. 이곳에서 옆을 보면 그곳에도 작은 산이 늘어져있어 그곳이 지맥길인지도 모른다. 최근에 천마지맥을 한 사람들의 글이 대부분  팔당댐을 종점으로 잡고 다니기에 이곳에 대한 자료가 없어 확증은 어렵다. 난 나대로 식으로 간다.

 포장된 길에서 옆 임도로 걸어가다보면 다시 산길이 나오고 구불구불 걷다보면 어느새 6번 국도에 도착하게 된다. 국도를 건너는것은 염라대왕을 면담하는거나 같다. 6번 국도는 왕복 4차선이지만 다니는 차가 너무 많아서 무단횡단할 틈을 전혀 주지 않는다. 이곳에서 무단횡단을 할까하고 10여분을 망설이다가 무단횡단이 횡사로 이어질까봐 겁이 나서 그냥 주변을 찾아보니 도로밑을 통과하는 암로가 나와서 그곳으로 빠져 나간다. 이곳에서 다시 옆으로 가니 군부대인지로 가는 길이 나오고 그곳 모퉁이에 홀로대간을 한다고 하는 사람의 리본이 보이기에 그곳이 지맥길인갑다하고 들어선다. 산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녔다싶게 길이 잘 보인다. 그곳을 빠져나가니 곧이어 밭이 나오고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는데 산길은 없어진다. 모두 파헤쳐진 산과 집뿐이다. 그곳에서 철망이 쳐진 야산을 올라가니 산길이 다시 나오길래 걸었는데 45번국도에 이른다.

 6번국도를 통과하여 군부대로 가는 길에 좌측에 리본이 보여 들어간다. 그런데 6번국도에서 방향을 약간 잘못잡은듯하다. 지맥길이 뒤섞이듯이 주변이 어수선해서 잘 모르겠다. 철길을 찾고보니 철길을 따라 건너는게 맞을듯도 하다. 주변 상황은 그게 그거지만. 45번국도에 도착하여 방향을 조금 틀면서 능내역(기차가 안 다님)이었다는곳에서는 뒤죽박죽이다. 산길을 걷는다는것은 불가능할것같아서 이곳부터는 다산유원지를 가는 도로를 따라 걸었다. 도로를 따라 걷는길이 야산을 따라서 나란히 가니까 종주길에서 벗어나는것은 아니다. 그렇게 천마지맥은 마무리된다.

 걷다보니 이런 철망이 쳐진 개발현장도 있다. 밭을 만드는지 모르겠는데 공장을 세우지는 않을 요량이다.

최근에 천마지맥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팔당댐을 끝으로 마무리한다. 두물머리 강가까지는 지맥길이 수없이 끊어짐의 연속이고 도로를 횡단하는건 목숨을 담보로 하는 만큼이나 위험하다. 주변이 모두 사유지라서 지나는것도 무리일듯하다. 세상이 변하듯 길도 변하는 법이다. 종주산행의 길들이 어디 끊긴곳이 한두군데 이겠는가. 선조들이 그었던 산길은 많이 훼손되고 그나마 찾는 사람들이 있어 보존되는게 고마울뿐이다. 지금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많이 배려를 하는 모양이다. 물론 홍보효과가 있어 그러겠지만 결과는 좋은것이다.

산길에서 조금 어긋난다고 무슨 대수이겠는가. 길을 찾아 떠나는게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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