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122. 맑음. 혼자서. 울대고개에서 대교아파트까지(10:20 ~ 14:50)
이어가기 산행이 오랬만에 이루어졌다. 요즘은 멀리 산행을 간다해도 별다른 볼거리가 없기에 그냥 주변 산행하면서 체력관리하는게 훨씬 났다. 새벽에 일어나서 산행을 시작할까 하다가 미적거리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아침까지 챙겨먹고 슬슬 길을 나섰다. 7호선을 타고 도봉산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 탄다. 1호선 가능역에서 내려 32번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렸다 올라타면서 울대고개를 가냐고 물어보니 퉁명스럽게 반대편으로 건너가서 타란다. 길을 건너 버스기사에 물어보니 32번 버스는 울대고개를 가지 않는다고 한다(어느분의 블러그에는 32번 버스를 타고 울대고개까지 갔다고 되있었는데 틀린 내용이다). 할 수 없이 대략 짐작으로 주변을 찾아 다니다 등산복을 입고 서 있는 사람들이 있는 버스정류장에 가보니 360번 버스가 울대고개를 간다고 써 있다(가능역에서 앞쪽으로 나오지않고 후문으로 나가면서 좌측으로 가면 큰 길이 나오는데 거기에 버스정류장이 있다. 34번 버스는 송추로 가는 차로 도봉산을 갈 수 있고, 360번은 울대고개를 넘어가는 버스). 360번 버스를 타면 6개 정류장인가 가면 되는 가까운 거리이다. 울대고개 정류장에 도착하면 아래와 같은 간판이 보인다.
10:20 산행 시작. 등산화를 조여 묶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천주교길음동교회묘지입구
묘지입구 표지가 있는 골목을 따라 안으로 한참을 들어간다. 그럼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 다다르게 된다.
들어가는 골목길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 이르면 이런 작은 묘지 안내표지석이 있고 파란 그물이 쳐져 있는 부분이 등산로 입구이다. 그물을 넘어서 가면된다. 그러면 아래 그림처럼 작은 연못이 보인다. 작은 건물이 보이는데 마당으로 가지 않고 우측 산속으로 접어들면 된다.
산속에 들어가서 연못이 있는 쪽으로 내려다 보는 사진
올려다보면 낙엽이 쌓여 있는 등산로가 보인다
작은 등산로를 따라 그냥 올라가면 된다. 그럼 묘지공원이 나타난다. 묘지를 빙돌아서 높이 보이는 산을 향해서 걸어간다. 잘 단장된 묘들이 있는데 아직도 빈 공간이 많은걸로 봐서는 묘지공원이 만들어진지 오래되지는 않았나보다.
이런 곳이 나오면 갓길로 걸어서 산을 타고 가면된다. 외길을 그렇게 걸어가면 아래 사진에 보이는 포장길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다시 우측으로 길을 따라 수백미터쯤 걸어간다. 항공무선표시국으로 가는 길이다.
항공무선표시국으로 걸어가다가 표시국 건물이 보이는 커브길에서 우측 산속으로 접어든다.
전신주가 보이는 곳 우측에 한북정맥(도봉지맥)길을 따라 가는 리본이 달려 있다. 지맥을 하는 사람들이 달아 놓은 리본만 보고 가면 길을 잃어 먹을 염려는 놓아도 된다.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다.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여러가지 리본을 각자 다른 목적으로 달아놓아서 지맥종주가 아닌 일반 산행길에 달아 놓은 것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유명한 산에는 영업용산악회들이 마구잡이로 달아놓은 리본들이 많아서 항상 주의를 요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오늘 이곳은 지맥종주 산행로만 길이 나있다.
11:05 항공무선표시국. 리본이 보이는 우측길로 접어들어가면서 무선표시국 울타리를 따라 걸어간다.
항공무선표시국 건물이 보인다
무선표시국 울타리를 따라 걷다보면 이런 솔들이 보인다. 소똥을 갈겨놓은거처럼 보이기도 하고 작고 앙증맞은 소나무들이 있다. 그리고 이런 소나무에 이름을 붙여 놓은 쉼터도 나온다. 솔내음언덕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는 산책로를 크라운해태제과 회사에서 관리해 놓았다. 가는 내내 이런저런 이름의 공원 조형물들이 있다.
솔내음언덕
십이지신파크
등산로가 4개 코스로 되 있는데 방향따라 쉼터가 있다. 이곳을 지나면서 오늘 처음으로 등산객 남자 한 분을 만났다. 쉼터에는 남녀 몇 명이서 음식을 먹고 있는데 멀어서 잘 보이지는 않는다.
서남쉼터
서남쉼터를 지나면서부터 챌봉을 올라채는 길이다. 멀리서보면 챌봉이 쉽게 오르게 생긴 언덕쯤으로 보이는데 막상 올라가자니 한참을 올라가야 한다.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경사도 상당하고 이름없는 봉우리라하지만 그냥 넘어가는 산길은 아니다.
11:45 챌봉 도착. 이곳에서 10분간 휴식하면서 물 한 모금 마신다. 나이지긋하신 부부가 앉아서 점심을 먹고 있다. 그리고 잠시후에 남자 두 명이 나와는 반대편에서 걸어오더니 돗자리를 깔고 음식을 내놓는다. 오늘 다섯명째 보는 것이다.
챌봉에서 보는 도봉산 능선
챌봉에서 보이는 북한산 봉우리들
챌봉에서 보이는 수락산과 불암산 자락
11:55 챌봉에서 주변을 둘러보고 나서 다시 걸어가면서 남자 한 분이 반갑게 인사한다. 오늘 산행에서 내가 처음보는 사람이란다. 난 여섯번째 사람이다. 걷다보니 이런 갈림길 표지판이 나온다. 한북정맥과 도봉지맥의 갈림길이다. 산에 대해 문외한인 나로서는 헷갈리는게 많은데 이것도 그렇다. 예전엔 한북정맥을 여기 한강봉에서 챌봉을 거쳐 도봉산으로 북한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한북정맥으로 치고 종주를 했다고 하는데 최근에 일부 산악인들이 근거를 내세워서 한북정맥을 임진강부근의 오두산까지로 잡아서 오두지맥이었던 산길을 한북정맥으로 치고 걷는단다. 그리고 지금은 한북정맥구간을 도봉지맥으로 부른다고 한다. 아래가 그 갈림길이다. 산경표에는 1대간 13정맥이 있다는데 지금 불려지는 수십 수백의 지맥, 기맥 들은 누가 만들었는지 궁금하고 그게 그리 중요한가 묻고 싶다. 그런 산길들도 서로 경쟁하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길들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서론은 그만하고 길을 가련다. 여기선 무조건 한강봉 방향으로 가야 한다. 걷던 길에서 앞쪽으로 걷는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한강봉은 금방이다. 한강봉을 오르면서 종주산행을 하는 듯한 남자 네 명을 만난다. 열 명을 보게 되는 것이다.
12:25 한강봉 도착. 한강봉표지판이 아주 산뜻하면서도 눈에 쉽게 들어오게 만들어져 있다. 이것도 아마 최근에 만들어 세운듯하다. 여기서 오던 길에서 우측방향 호명산으로 가야 한다.
산뜻하게 단장한 한강봉 정상표지판
한강봉에서 내리막길을 걷는 길은 낙엽이 쌓여서 구름위를 걷는듯하다. 그렇게 구름위를 걸으면서 부부 한 쌍을 만나게 된다. 길이 아주 편하다. 좁은 소로를 따라 걸어간다. 오늘 산행길은 거의가 한 사람이 걷기에 맞는 길의 연속이다. 구름위를 걷는 여자 두 분을 지나친다. 열 네 명째다.
한강봉에서 보이는 챌봉
한강봉을 내려서 고갯길을 도착하면 잘 다듬어진 묘지가 보인다. 묘지 위쪽으로 수 십미터만 걸어가면 철문고개에 도착하게 된다.
철문고개 도착하기 바로 직전에 있는 묘지
12:45 철문고개 도착. 철문고개에는 차가 여러 대 주차되어 있다. 길을 건너 전신주와 리본이 보이는 산길로 접어들어 간다. 임도를 따라 약간만 걸으면 등산로로 접어든다. 조금만 오르면 호명산 가는 안내표지판이 보인다.
철문고개. 도로 건너편 임도로 들어간다.
임도를 걷다 조금 오르막길에 있는 안내판. 이곳이 호명산과 홍복산의 갈림길 삼거리이다.
13:00 호명산 가는 길 안내 표지판. 표지판앞에서 도시락을 내놓고 점심을 먹었다. 보온도시락에 가져간 밥과 김치와 고추장굴비가 전부인 식사가 너무 맛있다(점심15분간). 이곳이 무슨 산인지는 모르겠으나 등산로가 A,B,C,D 네 개의 등산로가 있다고 설명되어 있다. 이곳에선 당연히 호명산 방향으로 몸을 틀어야 한다. 안그러면 반대방향으로 풍덩빠지게 된다. 밥을 먹고 나니 힘이 솓는지 발걸음이 가볍다. 아까 지나쳤던 아주머니 두 분이 보인다. 다시 앞질러서 걷는다. 여기 표지판에는 호명산이 1.5키로 인데 걷자마자 호명산이 나온다. 이정표가 엉터리인지 모르겠다.
13:30 호명산 정상. 호명산 정상에는 사람처럼 생긴 네 발 달린 동물들이 많이 앉아서 음식쓰레기를 뒤지고 있다. 20여 마리는 될듯한 동물들인데 말도 한다. 그래도 관공서에 신고하는것은 무서운지 내가 호명산 표지 사진을 찍자 자기들 신고하려고 찍느냐고 묻는다. 산 정상에서 등산로를 때려 막고 자리를 차지하면서 마구 음식을 쳐먹어대는 동물들이 정말 가증스럽다. 염치를 모르는 동물들에게 무슨 훈계가 필요하겠는가. 호명산을 지나면 고압선 철탑이 서 있다. 철탑에서는 양주 백석읍이 한눈에 들어온다.
철탑 아래에서 본 백석읍
백석읍은 놀랍게도 아주 넓은 들판이었다. 경기 북부에 이런 들판이 펼쳐져있다는게 새삼스럽다. 철탑을 내려서면서 등산의 편의를 위해 설치해 놓은 밧줄을 눈여겨 봐야 한다. 몇 번의 밧줄 설치가 되어 있는데 방공호가 보이는곳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반드시 틀어야 한다. 왼쪽은 백석으로 내려서는 길임에 틀림없으리라. 여기까지 오기 전에 우측으로 한북정맥의 길이 있을법한데 찾지를 못했다. 길을 내려서면서는 어디로 걷던 별다를게 없다싶은게 작고개를 다다를 무렵에 보면 무슨 놀이시설에 식당에 농원이 전부 차지하고 있어 작고개 고갯마루는 어차피 남의 땅 신세를 져야 한다. 여기서부터 대충 남의 집앞으로도 걸으면서 작고개에 도착한다.
14:00 작고개 도착. 어둔동고개라고도 하는가본데 이곳이 어둔동이라는 마을이 있어서 그리 부르나본데 고개이름만큼은 작고개라고 불러야 맞지 않나 싶다. 차가 다니는 도로를 가로 질러 산으로 들어가면 되는데 무슨 잡념이 가득 들어차 있었는지 난 그만 도로를 따라 고개를 내려갔다. 어둔동마을버스 정류장까지 수백미터 내려가서 노점에서 배를 파는 할머니에게 물어보니 아까 그곳이 작고개라고 하여 다시 되돌아서 올라갔다. 그러면서 20여분을 허비하였다. 대략 짐작으로 작고개 마루까지는 가지 않고 무작정 산속으로 파고 들어가면서 길을 찾으니 한북정맥 리본이 많이 보인다. 산을 수없이 다니면서 터득한게 하나 있다면 산속에서 길찾는 방법이다. 이젠 어지간한 산속이 아니라면 등산로는 쉽게 찾아 낸다. 산을 올라가다 보면 산성이었을 터가 나타난다. 대모산성이라고 한다. 산성터는 겨우 흔적만이 남아 있다.
대모산성 흔적
산성터를 돌아서 급경사를 내려서는데까지 약간의 혼동이 있었다. 등산로가 엄청나게 수북한 낙엽으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이리저리 헷갈리다가 길을 찾아 급경사를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낙엽에 미끄러지면 크게 다칠수 있다. 여기서부턴 불곡산이 보인다.
불곡산
불곡산 전체 모습
산행을 마무리 할 무렵에 여섯 명의 등산객이 올라온다. 그중에 반가운 얼굴을 보게 되었다. 5년전 백두대간을 하면서 함께 했던 회원중에 막내 꼬마 아가씨가 있었는데 오늘 이곳에서 보게 되니 너무 반가웠다. 한북정맥을 한단다. 작고개까지가 오늘의 목표라고 한다. 오가는 길이라서 더 이상 말을 할수가 없어 서로 건강하라는 인사를 하면서 헤어진다. 그 아가씨 시집은 갔는지 모르겠네. 불곡산이 보이면서부터 금방 도로에 내려선다. 사진에 보이는 주유소에서는 난정말몰랐었네 유행가가 흘러 나온다. 온동네가 시끄럽게 울려퍼져도 누가 머라고 하지 않나보다. 여기서 길을 건너 불곡산쪽으로 가야 한다. 오늘 산행은 여기서 마친다. 도로에 도착하자마자 32번 버스가 오기에 그냥 올라탔다 양주역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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