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24구간05.02.20
봉현산악회 31명 날씨 맑음
고치령→미내치→1096봉→마구령→1057봉→갈곶산(966m)→늦은목이→선달산(1236m)→박달령→옥돌봉(1242m)→도래기재
03:40 고치령에 도착. 산악회원들을 실은 버스가 고치령을 올라선다. 한참을 가다 버스는 제자리를 빙빙 돌고 만다.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것이다. 그곳에서 산행을 시작하기로 하고 온갖 준비를 한 후 걸음을 걷기 시작한다. 오늘은 산행이 늦어 진데다가 산행시간도 길게 잡혀 있어 고생스러울 게 뻔하다.
07:08 마구령에 도착. 날씨가 추운 게 여간 아니다. 걸음을 얼마나 빨리 재촉해 걸었는지 모르겠다. 쉴 틈도 없이 내달렸다고 해야 할지. 마구령에 도착하여 날이 밝아오는걸 알 수 있다. 일행중에 일부는 마구령에서 짐을 내리고 아침을 먹기로 한다. 여차하면 탈출을 할 결심이다. 눈이 많이 쌓여 있고 기온이 떨어져 힘든 것이다. 나와 다른 동료 두 명은 앞에 있는 1057봉에서 아침을 먹기로 하고 다시 힘을 낸다.
08:30 아침식사. 어디인지도 모르는 산비탈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보온도시락에 밥도 차갑다. 김치에 찬밥을 한그릇 먹고 나니 그래도 살만 하다. 눈밭에서 밥을 먹자니 차분하게 쉴 틈이 없다. 곧바로 걸어야 그나마 추위를 잊을 수 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어느 순간부터 무릎이 저려오기 시작한다. 걱정이 태산이다. 엉덩이관절부터 무릎까지 한쪽이 마비되는게 걷기가 힘들 것 같다. 아무런 생각이 없어진다. 다른 일행으로부터 자꾸 뒤쳐지기 시작한다. 혼자가 되어 그냥 눈길을 걷는다. 선달산을 지나 얼마를 갔을까? 등산로에 핏자국이 선명하다. 눈밭위에 핏자국은 자극적이다. 무슨 핏자국일까. 어느 이름 모를 동물의 피일 것이다. 노루일까? 고라니라도 되는지 모르겠다. 아님 멧돼지 일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누군가 올무를 만들어 놓았나보다. 하지만 잘못이라고 탓할 여유가 없다. 내가 우선 걸음 걷는 것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14:40 박달령에 도착
15:40 옥돌봉에 도착
16:35 도래기재에 도착
도래기재 산령각. 여기서부터 태백산으로 들어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