竹寺山 화미(火米)(백수읍 죽사리 대절사)
백수읍 죽사리 대절산에 있었던 대절사에 상승과 하승이 거주하고 있었다. 이들은 석간수가 흘러 나오는 바위쪽에 구멍이 뚫려 있어 매일 하루 세끼니, 2명분의 쌀이 이 구멍으로 나와 끼니를 이었다.
어느날 불공(佛工)을 드리기 위해 한 손님이 찾아왔다. 구멍에서 나오는 쌀로 손님에게 밥을 지어주고 나니, 하승이 먹을 밥은 없게 되었다. 암자에 손님만 찾아오면 하승이 먹을 쌀은 없었다. 왜냐하면, 그 구멍에서는 두사람이 먹을 쌀만 나오기 때문에 손님이 찾아오면 상승과 손님의 쌀만 나오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손님에게 밥을 안줄 수는 없는 것이다.
하승은 참다 못하여 불에 달구어진 쇠부깽이로 쌀구멍을 쑤셨다. 그러나 부지깽이가 쌀을 까맣게 태워 그 이후로 까만 쌀이 나왔다고 한다.(김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