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세상/옥당골로 찾아들어

당산나무와 열녀

돗가비 2009. 8. 24. 10:41

당산나무와 열녀(烈女)(대마면 월산리 월산마을)

옛날 대마면 월산리 월산마을의 당산나무와 그에 얽
힌 어느 烈女의 이야기이다.

당산나무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외딴 집 한 채가 있었
다. 마을과 떨어진 이곳에 다리를 쓰지 못하는 남편과 그의 아내가 살고 있었다. 아내는 낮에 품팔이를 하였

고, 밤에는 남편의 다리를 완쾌시켜 달라고 당산나무에 물 한그릇을 떠다놓고 비는 것이다. 그녀의 남편은 언제나 방에 누워 있었고, 몸은 쇠약할데로 쇠약해져 마음도 몸도 병들어 있었다.

그런데 남편은 점점 자기 아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예쁜 아내가 밤마다 나가는 것을 처음에는 자기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의심하

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의심은 날로 더해져 아내가 낮에 일하고 오면 구박을 하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얼마후 어느 겨울밤, 한 나그네가 하룻밤만
재워달라고 그 집에 찾아왔다. 아내는 착했으므로 누추한 집이지만 자고 가도 좋다고 허락하였다. 그날 밤

따라 눈보라가 몹시 휘날렸으나 착한 아내는 남편의 다리를 낫게 해달라고 물 한 그릇을 떠가지고 당산나무를 향해 나갔다.

그런데 이때 일은 일어나고야 말았다. 남편은 나그네
가 잠깐 치간(화장실)에 가는 것을 자기 아내를 따라가 정분을 통하기 위한 것인 줄 알고 눈보라치는 밤에 당산나무를 향해 기어갔다. 아내는 남편이 그러는 줄도 모르고 눈보라치는 당산나무 아래서 오직 남편만을 위해 빌고 또 빌었다. 드디어 남편은 집에서 멀지 않은 당산나무 가까이 왔다. 그는 당산나무아래에서 벌벌 떨며 기도드리는 아내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쇠약해진 남편의 몸은 점점 식어가고 있었다. 아내는 돌아오는 길에 죽은 남편을 발견하고 짐짓 눈치를 채고 오열을 토하며 당산나무밑에 남편을 눕혀놓고 나무에 목을 매었다.(류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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