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0 삼달리마을 도착.
마을을 통과하면서는 아무 생각도 없다. 발목이 아파 오늘 여정을 후딱 해치워야겠다는 생각만 들뿐이다. 조금 걸어나오니 아스팔트 포장길이 나타나고 김영갑갤러리가 보인다.
13:35 김영갑갤러리 도착. 갤러리에 들러 구경도 하면서 여유를 부려보면 좋으련만 그럴만한 마음에 여유는 왼발목이 다 뺏어간지 오래이다. 포장도로를 따라 한참을 바닷가로 내려오다 보면 교차로가 나타나면서 건너편에 우물안개구리레스토랑이 보인다.
14:05 우물안개구리레스토랑 도착.
우물안개구리레스토랑에서 보는 앞바다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우물안개구리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레스토랑은 바닷가에 있으면서 경치가 멋진곳에 자리잡고 있다. 전복뚝배기(1만원)를 시켜 놓고 앉아있는데 옆 테이블에 서양여자 둘이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다. 뭐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행이 무척이나 재미있나보다. 아님 내 꼬라지가 재밌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수척해진 얼굴에 수염에 몰골이 볼만했으니까. 점심을 먹고 쉬면(40분가량) 발목이 조금 좋아지겠거니 했는데 출발하자마자 아픈게 영 아니다. 발목이 단단이 탈이 난 모양새다. 피로해서 그런게 아니고 삐긋한게 틀림없다. 걸으면서 에어파스도 뿌리고 연고도 바르면서 걸어보지만 효과는 별로 없다.
바닷가로 나오면서 신풍바다목장이 나타난다. 바다목장은 말과 소를 방목하는 곳으로 목장이 바다와 접해있는곳은 우리나라에서 이곳뿐일듯하다.
신풍리바다목장
예부터 '옷냇기'라 하여 상천리로 불리다 후세에 이르러 새롭게 풍성하기를 바라는 뜻으로 바뀐 신풍리 바닷가에 위치. 푸른 바다와 푸른 초장이 함깨 어우러지는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마당올레길. 신풍리에서는 제주이 전통 축제인 '어멍아방 잔치'가 매년 열린다.
탁 트인 바다와 드넓은 초원을 같이 구경할 수 있어 너무 좋다. 올레길을 만들면서 처음으로 바다목장은 일반인에게 개방되었나보다. 소나 말을 위해서 바닷가쪽으로 걸어달라는 당부의 글이 있다. 목장을 나오면 양식장에서 물거품을 내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길을 따라 계속해서 양식장들이 들어서있다. 신천마을을 둘러보면서 걷다보면 하천리 배고픈다리에 도착한다.
16:00 하천리 배고픈다리 도착. 배고픈다리는 이름그대로 평탄하지 않고 오목하게 가라앉아 있는 둑이다. 다리라고 부르기에는 그렇고 하천을 막은곳으로 오목해서 비가 오면 물이 흘러내려가고 물이 없으면 차나 사람이 다닐수 있게 되어 있다. 제주도 하천은 대부분이 건천이라서 아주 유용할 듯 싶다. 바닷가를 걷다보니 표선백사장이 나타난다. 발목은 아파오는데 오늘은 더 이상 진행이 어려울듯하여 표선에서 잠자기로 하고 모래사장으로 들어선다. 바닷가 길은 아마도 사유지인듯하여 올레길을 막아놓았다. 올레재단에서 바닷가로 신을 벗고 걸으라는 안내문구를 세워 놓았다. 신을 벗고 바닷물에 발을 담그니 발목이 한결 시원하다. 아무래도 딱딱한 포장길을 오래 걸어서 발목이 더욱 아픈가보다. 올레길은 생각하기엔 옛날의 시골 흙길로 생각하기 십상인데 거의 대부분의 길이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포장도로이다. 흙길은 중산간마을의 일부와 오름을 오르는 길뿐이다. 백사장을 가로질러 걸어가면 당케포구 잔디광장에 도착한다.
표선백사장
길이 0.8키로미터, 너비가 8만평이나 되는 표선 백사장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썰물 때는 커다란 원형 백사장이 되었다가 밀물 때는 바닷물이 밀려들어와 커다란 호수로 변한다. 조개껍데기 가루로 형성된 백사장이어서 신경통에 좋다고 한다.
16:45 당케포구 3코스종점 도착.
당케포구
이곳은 폭풍우가 몰아치면 파도가 마을을 덮쳐 쑥대밭으로 변하곤 했다. 이에 시달리는 마을 주민들이 제주의 창조신인 설문대할망에게 소원을 빌자 할망이 토목공사로 포구를 만들었다고 전해 내려온다. 모래밭 끝머리 포구 근처에는 설문대를 기리는 할망당이 있다. 그래서 당이 있는 포구라해서 당케포구라 한다.
표선해수욕장 끝부분에 도착하면서 오늘 일정을 마무리 한다. 이곳에서 올레홈페이지에 소개되있는 가원민박에 전화를 하니 데리러 오겠단다. 그래 내가 위치를 알려주면 찾아가겠노라고 해서 찾아가니 해수욕장 중앙에 위치한 아주 명당자리이다. 민박(2만5천원)을 정하고 식당을 겸하고 있어 회덮밥(1만원)을 시켜 먹은 후 시내로 나가 아주 멋진 삼각팬티(1만원)를 하나 샀다. 그리고 사타구니에 바를 연고(3천원)를 사고 편의점에 들러 약간의 간식을 샀다(4,700원). 혼자 이틀을 걷다보니 적적하기도 하고 하여 호프집에 들러 닭날개와 소주 한 병(1만원)을 시켜 놓고 먹으니 잠이 밀려와 민박집에 들어와 그대로 꼬꾸라졌다.
'혼자 걷는 인생 > 제주올레구경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레 사흘째2 표선해수욕장에서 쇠소깍까지. (0) | 2009.07.07 |
---|---|
올레 사흘째1 표선해수욕장에서 쇠소깍까지. (0) | 2009.07.07 |
올레 이튿날1 황토마을에서 표선해수욕장까지. (0) | 2009.07.06 |
올레 초하루3 (0) | 2009.07.05 |
올레 초하루2 (0) | 2009.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