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는 인생/제주올레구경가기

올레 이튿날1 황토마을에서 표선해수욕장까지.

돗가비 2009. 7. 6. 16:02

 090701. 비가 오다 갬.

 

황토마을 팬션에서 잠을 자다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깨서 시계를 보니 5시가 아직 안되었다. 비가 내리면서 물웅덩이가 숲속에 많이 생겨 개구리들이 울어대는 소리가 요란해서 잠을 깬것이다. 개구리울음소리가 시끄러워서 잠을 깰 정도라고하면 믿기지 않을것이다. 그런데 개구리 울음소리가 요란스러울정도가 아니다. 수만 수백만 마리라도 되는 개구리가 울어대는지 정말 시끄럽다. 밖을 내다보니 비는 계속 내리는데 길을 걷는다는것도 무리일듯하다. 어제도 비를 맞고 종일 걸었는데 오늘은 비가 좀 그쳐주면 좋으련만...

침대에 누웠다 일어났다를 몇번 반복하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비가 오늘도 종일 내릴 기세이다. 그래서 마음을 단단히 잡고 걷기로 하면서 배낭을 둘러맨다.

08:40 황토마을 출발. 비를 맞을 각오를 하고 방을 나서니 오히려 시원하고 마음도 가볍다. 팬션주인과 악수를 하고 올레길을 찾아 들었다. 황토마을에서 온평포구까지는 여느 시골의 마을처럼 눈에 딱 들어오는 경치는 보이지 않는다.

 

올레꾼들을 위한 배려??? 

 충혼비와 고목

 돌담에 핀 꽃

09:10 온평포구 2코스종점 도착. 온평포구에 도착하여 아침식사를 할 만한 식당을 찾아들어간다. 아침식사가능하다는 식당을 찾아들어가니 아무도없다. 문은 열려있는데 불러봐도 대답이 없기에 다시 나온다. 제주도에는 도둑이 없나보다 이렇게 문을 열어놓고 다녀도 될만큼. 해안을 구경하면서 가다보면 도대불이라는 첨성대처럼 생긴 등대가 서 있다.

 

도대불  

현대식 등대가 등장하기 전에 제주에서는 이런 등대에 등불을 밣혔다한다. 해안을 조금 따라 가다보니 소라의성이라는 해녀의 집이 보이기에 들어가 아침을 주문하였다.

09:40 소라의성에서 식사후 출발. 소라의성은 올레길에서 약간 벗어난곳으로 근처에 식당이 마땅찮은데 식사하기로는 괜찮은곳으로 추천하고 싶다. 성게미역국(5천원)을 시켜 먹었는데 맛도 좋고 시원하다. 아침식사로는 그만일듯하다.

 

해안도로변 꽃밭  

 중산간지대로 가면서 수시로 보게 되는 숲

 아름답기는 한데 이름은 모르겠다

귤은 아닌듯하고... 

 돌담밭

 다시 올레길을 찾아든다. 여기서부터는 중산간 마을을 구경하는 코스이다. 걷는 길에 가게가 없어 생수를 구하지 못해 안타까운 가운데 밀감밭 창고에 수도꼭지가 보이길래 옆에 있던 아저씨에게 먹을수 있는 물이면 조금 가져가겠다고 하니 자기를 따라 오란다. 창고겸 사무실로 사용하는 곳으로 가더니 커다란 삼다수 물병을 하나 주면서 가져가 먹으라고 한다. 제주도 인심은 어딜가도 아직 시골티가 남은 인정이 넘치는 곳이다. 극히 일부 장삿속에 빠진 사람들만 빼고는...

해안도로를 벗어나 마을길로 접어들면서 왼쪽 발목 상태가 좋지않다는걸 느끼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어제 비를 맞으면서 산길을 걷다보니 약간 접질렸거나 삔듯하다. 그래도 통증은 참을 정도는 되어 걸어가는데 상태가 점점 나빠진다.

11:00 난산리 도착.

 

난산리마을에서 통오름가는길 

중산간마을인 난산리에 도착했다. 발목은 아파오는데 그렇다고 어찌 해볼도리도 없다. 근처에 병원이나 의원이 있는것도 아니고 이런 산골에서 무작정 집에 찾아들어간다고 치료가 되는것도 없을듯하여 속도를 늦추면서 쉬엄쉬엄 걷기로 마음먹고 10분걷고 10분쉬는 거북이 걸음을 한다. 2시간 가량의 걷는 시간은 너무 아픈 고통이었다. 그래도 걷다보면 목적지는 보이게 마련이다. 통오름이 보이고 나는 오른다. 

통오름

오름 형태가 물통처럼 움푹 패인 데서 유래한 이름. 가을이면 보랏빛 꽃밭으로 변하는 오름이기도 하다. 패랭이, 개쑥부쟁이, 꽃향유 등이 자생한다.

11:30 통오름 도착. 

 

 통오름에서 보이는 풍경

 통오름의 한가로움

 

 서로 털다듬어주는 말들

 통오름정상에서 보이는 바다

통오름분화구 

작은 언덕같은 통오름을 오르는 길은 힘들거나 어려운데가 없다. 여느 제주도의 오름처럼.통오름에 올라 주변 경치를 구경하고 분화구를 끼고 돌아가다보니 말 세마리가 여유롭게 풀을 뜯으면서 놀고 있다. 그 중에 두마리는 서로 몸을 뜯어주는게 진드기라도 잡아주는 모양이다. 산딸기가 많이 있어 따먹으면서 다리를 조금 쉬어 준다. 통오름 내려서는 길도 잠시. 도로를 건너면서 독자봉오르는 길이 보인다.

12:00 독자봉 도착.

독자봉

말굽형이며 분화구가 통오름과 반대쪽을 향하고 있어 서로등을 돌려 앉은 형세이다. 그래서 난산과 신산에는 큰인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설도 있다. 이 주변 마을에 외아들이 많은 것도 이 오름의 영향이라는 설이 전해진다.

 

 독자봉안내판

 독자봉에서 보이는 아랫동네

독자봉에서 보이는 경치 

독자봉오르는 길은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다. 정상에 오르면 소나무가 빙둘러쳐져서 시원하다. 이젠 발목이 제법아파온다. 등산로에 주저앉아 발목을 풀어주면서 치즈와 소세지로 간식을 먹는다. 독자봉에서 삼달리까지 가는 중산간마을의 골목길들은 지루할 정도이다. 발목은 이제 신경이 거슬를 정도로 아파오는데 쉴만한 가게나 민가도 없다. 다리를 끌다시피하면서 삼달리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