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오름
새 알을 닮았다고 해서 알오름이라고 하기도 하고, 말산메라고 하기도 한다. 말미오름과 마찬가지로 성산포의 들판과 성산 일출봉, 우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오름이다. 말 방목장이 있어 말 구경도 알 수 있고 , 운이 좋으면 노루 가족도 만날 수 있다.
제주이 어지간한 오름이라는게 높은 산이 아니라서 5분이나 10이면 올라갈 수 있다.
알오름오르면서
알오름에서 보는 풍경
12:30 알오름에 도착. 알오름에서 중산간도로를 내려오는 길은 여느 시골의 밭길과 다름없다. 점심시간이 넘어 배가 고프다. 주변에 가게는 재쳐두고 민가 하나 보이지 않는다. 길가에는 산딸기가 엄청 많은데 비를 맞으면서 풀을 헤치고 딸기를 따 먹고 싶은 생각까지는 들지 않는다.
12:50 중산간도로 도착.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는 중산간도로에 들어 선다.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중산간도로와 해안일주도로가 만나는 교차로에 도착하게 되고(13:05) 도로를 건너 동네에 들어서면 종달초등학교에 도착한다(13:10).
13:10 종달초등학교 도착. 종달초등학교가 있는 종달리 마을 가게에서 빵과 우유를 사서 먹으면서 우선 허기진 배를 달래본다(빵2개,우유1개,생수1병 2,300원). 마을 안길을 따라 걷다보니 해안이 나타나게 되고 무슨 양어장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저런 바닷가 시설물을 지나치면서 걷다보면 해안도로가 나온다. 해안도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가니 올레꾼들의 휴식처 어쩌고 하는 프랑카드가 보여 반가운 마음에 들어서니 아무도 없다. 간이휴게소로 커피나 음료수를 파는 휴게소이다.
13:35 목화휴게소 도착. 목화휴게소에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한채 다시 걸으니 올레꾼들을 위한 휴게소나 식당들이 몇개 보이는데 모두들 문을 닫았다. 오늘이 평일에 비까지 많이 내려서 올레꾼이 없다고 짐작하고 다들 휴식에 들어간듯하다. 조금 더 걸어가니 올레안내에 나오는 시흥해녀의 집이 멀리 보이는데 너무 반갑다. 배가 너무 고픈지라 무작정 들어가서 앉아 주문을 기다린다. 해녀 몇분이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나를 맞아들인다. 전복죽(1만원)을 시켜 놓고 잠시 숨을 고르는 참에 죽이 금새 나온다. 죽을 아주 맛있게 그리고 배부르게 먹었다. 양도 많고 아주 맛이 좋았다. 전복내장까지 넣고 끓인 죽은 푸르덩덩한게 보기와는 다르게 맛이 좋고 전복도 썰어넣어 먹음직스럽다. 서울에서는 전복죽에 전복을 갈아넣는지 통보이지도 않고 밋밋한데 여기선 전복 냄새가 물씬난다. 기운을 차리고 다시 걷기 시작하는데 발걸음이 가볍다. 역시 좋은것을 잘 먹어야 힘도 생기는 법이다. 여기서부터는 해안도로를 타고 마냥 걸어가면 된다. 바다구경을 실컷하면서 룰루랄라 콧노래부르면서 걸어만 가면되는데 이건 내리는 비에 혼자 말동무도 없이 걷자니 신세가 너무 처량하다. 도대체가 혼자 다니면 입이 심심해서 고통스럽다. 오늘도 올레길에 접어들어 여기까지 오는 길에 한 말이라고는 알오름에서 "사진 한 장 찍어주시겠어요?" 그리고 종달리슈퍼에서 "빵하고 우유주세요" 그리고 "전복죽주세요" 이런 정도가 전부인거 같다. 그러니 비내리는 해안도로에서 무슨 낭만이 떠오르겠는가? 그냥 무작정 걸음을 재촉하는수 밖에...
성산갑문을 지나고 오포리해녀의집앞에 도착한다.
14:40오포해녀의집 도착. 제주도 해안가 마을마다에는 해녀의 집들이 있다. 해녀의집은 마을 어촌계에서 공동체로 운영되고 있나보다. 해녀들이 잡아 온 소라나 전복을 이용한 음식도 만들어 팔고 모여서 공동작업도 하는 그런 공간인듯하다. 암튼 해녀의 집 음식은 여타 식당보다는 푸짐하고 맛도 괜찮다. 제주도 전체가 관광지라서 일반음식점들은 약간 장삿속이 너무 보이거나 야박한데 비해서 그렇다. 오포리를 지나서 본격적으로 성산일출봉을 쳐다보면서 걷게 된다.
일출봉가는 길에서
성산일출봉
우도
물질하는 해녀들. 관광프로그램으로 하는것이라함
비가 내리는데도 일출봉을 오르는 관광객들은 줄을 지어 오른다. 나는 일출봉을 아래서만 쳐다보면서 잔디밭을 가로 질러 동암사에 도착한다.
15:20 동암사 도착. 동암사라는 작은 절을 지나치기만 한다. 동암사에서 1코스 종점인 광치기해안까지의 해안 산책로는 나름대로 환상적인 경치를 만들어낸다.
광치기해안에서 보이는 일출봉
광치기해안에서 보는 섭지코지바다
광치기해안 산책길
광치기해안
이게 문주란일까???
15:40광치기해안 1코스종점 도착. 광치기 해안은 평화롭다. 한가롭게 풀을 뜯는 말도 보이고 문주란인지모르겠지만 예쁜 꽃도 심어져 있고 바닷가에 군락으로 자라는 풀이 널려 있는게 보기에 좋다. 이렇게 해서 올레1코스 시흥초등학교에서 광치기해변까지의 걸음걸이는 마치게되었다. 비가 온종일 내리는 가운데서도 그나마 바람이 불지 않아 걷는데는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다만 관광지라서 곳곳에 식당이 있어 숙식은 쉽게 해결될걸로 알고 준비해놓았던 버너나 여타 샌달 이런것을 다시 배낭에서 꺼내 놓고 온게 후회스럽다. 앞으로 코스에서도 먹고 자는게 상당히 거스를거 같은 짐작이 오늘에 벌써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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