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는 인생/지리서락한라가기

지리산5 피아골-임걸령-반야봉-뱀사골

돗가비 2009. 10. 15. 11:15

051029. 맑음. 월산악회에 친구랑

피아골→피아골대피소→피아골삼거리→임걸령→반야봉→삼도봉→화개재→뱀사골대피소→뱀사골→반전

03:30 피아골 출발. 오랜만에 무박산행을 하게 되었다. 그토록 가보고 싶어 했던 지리산 피아골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는 기대로 산행신청을 하고 가게 되었다. 하지만 산행 들머리가 피아골이었다. 어두운 주차장에 하차하여 준비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들머리 길은 비포장도로이다. 산으로 접어 들어가면 완만한 등산로가 잘 다듬어져 있다. 그러나 길이 잘 나 있는 게 더 문제이다. 두어 번의 짤막한 알바를 하고 피아골 대피소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철다리를 건너고 속도를 내기 좋은 등산로를 얼마나 가니 대피소가 나왔다. 대피소를 지나면서부터는 길이 험해진다. 급경사를 올라가고 철 계단과 나무계단을 얼마나 올라야한다. 그러기를 한참 하고나면 능선에 올라서고 피아골 삼거리이다.

06:15 피아골 삼거리 도착. 대피소를 지나면서부터 속도를 상당히 냈다. 길이 험하고 힘이 들었지만 오랜만에 하는 무박산행에서 재미를 느껴보고 싶었다. 앞서가던 사람들을 모두 제치고 일등으로 피아골삼거리에 도착해서 뒷사람들을 기다린다. 바람이 얼마나 불어대는지 도저히 버티기 힘이 든다. 잠시 비켜서서 바람을 피하고 본다. 얼마 후 산악회 사람들이 올라오기 시작하고 난 다시 속도를 낸다. 지리산 능선을 걸어가다 보면 임걸령이 나오고 더 걸어가면 노루목이다.

07:10 노루목 도착. 노루목에서 반야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고, 옆으로 지나치면 삼도봉으로 그냥 가는 길이다. 난 기왕 기회를 얻어 온 김에 반야봉을 보지 않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반야봉 오르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다. 힘들여 올라가니 땀을 흘린 보람을 자연은 내게 선물로 준다. 온통 서리꽃이 만발해 있다. 보기 힘든 광경을 보게 되어 오늘 산행의 보람을 다시 한번 느낀다.

07:40 반야봉 정상 도착. 반야봉 정상에서는 주변이 잘 보인다. 멀리 노고단이 선명하게 보이고 성삼재 고갯길이 뚜렷하다. 서리꽃을 감상하고 경치에 매료되어 시간을 보내다 내려선다. 내려오는 길에 산 중턱에서 양지 바른 곳을 찾아 자리를 펴고 아침을 먹는다. 주먹밥을 먹고 나서 길을 재촉한다. 조금 더 걷다보면 평지처럼 생긴 바위가 있고 삼도봉을 표시하는 철제 간판이 박혀 있다.

08:10 삼도봉 도착. 삼도봉은 그냥 지나친다. 한쪽으로 불무장등 능선이 희미하게 보인다. 능선을 따라 내려서다보면 목책이 있고 이곳이 화개재이다. 자연보호를 위해 등산로를 목책으로 만들어 놓아 등산객들이 편하겠다.

09:10 화개재 도착. 화개재에서 곧바로 내려서면 뱀사골대피소가 보인다. 대피소에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단풍철이라서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대피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하산을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매표소까지는 이 십리 길이다. 그 길이 온통 단풍으로 물들어 있다. 노란색 단풍으로 시작해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붉게 물든 단풍이 온통 사람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정말 뱀사골에 나무는 전부 단풍이고 공기도 물들어서 색이 있다. 골짜기에 흐르는 물줄기는 세차고, 바람까지도 단풍을 실어 나른다. 이름도 가지각색인 골짜기의 명소들을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는다. 간장소, 단심폭포, 병풍소, 병소, 뱀소, 금포교, 반야교, 오룡소등 이름도 멋지다.

12:15 뱀사골 매표소 도착. 길을 따라 한참을 내려오니 매표소가 보인다. 더 내려와 주차장에서 점심을 먹고 상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