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는 인생/백대명산돌아보기

19.조계산

돗가비 2009. 10. 15. 08:50

070402. 맑음. 자가용타고 혼자서 가다.

 07.4.2.10:15송광사 주차장을 출발-11:35송광굴목이재-11:53작은 굴목재-12:09장백골 몬당-12:25장군봉 정상-13:15선암 굴목이재-13:35배도사 대피소-13:45송광굴목이재 아래삼거리-14:10천자암-14:42운구재-15:35송광사 주차장

영광에서 광주를 거쳐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주암인터체인지에서 송광사 간판을 보고 가다 보면 지방도를 따라 벚꽃이 만발해 있다. 달리 벚꽃 구경을 가지 않아도 좋으리만큼 흐느러지게 피어 있다. 방향을 틀어 송광사로 접어 들면서 제대로 된 벚꽃을 실컷 구경할 수가 있다.

송광사 진입로 양옆으로 서 있는 벚나무는 아름드리 나무부터 시작하여 나이가 묵은티가 절로 난다. 요즘에 관광지를 만들기 위해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가로수로 벚나무를 심지만 이곳의 벚꽃은 발벗고 따라와서 그 품격을 견줄수가 없을거 같다. 오래된 나무에 피어 있는 벚꽃송이가 한껏 제 멋을 내고 있다. 촐랑대며 나풀거리지도 않고 방정맞지도 않으면서 품격을 갖추고 제자리를 잡고 있어 한층 더 멋이 있다. 한 도시를 온통 뒤덮을만큼 많은 수는 아니지만 보기 좋을만큼 적당히  오가는 사람을 반겨준다.

송광사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등산화 끈을 옭아 매고 걷다 보면 송광사 매표소가 나오고 송광사로 들어가지 않고 옆길로 들어서면 등산로가 시작된다. 민가 한채를 지나치면서 길이 두갈래로 갈라진다. 왼쪽길로 접어들어야 장군봉을 쉽게 갈 수 있다. 계곡물 소리를 들으면서 계속 걸어가게 된다. 자갈밭길을 걸어가다 다시 흙길을 걷고 그러면서 고도를 조금씩 높여가기 시작한다. 물소리가 시원스럽다. 어제까지 시야를 막던 황사바람이 오늘은 하늘을 맑게 하지만 바람이 상당히 차갑게 느껴진다. 찬기운을 느끼면서 계곡을 몇 번 건너뛰다보면 급경사가 나를 맞아준다. 저 멀리 능선이 어렴풋이 보이는 곳부터 온 몸에 땀이 밸 정도로 힘을 들이면서 올라채야 한다. 능선에 올라설때까지 상당한 인내를 요구한다. 능선에 올라서니 송광굴목이재인가보다. 반대편으로는 선암사로 하산한다는 안내판이 서 있다. 등산지도상으로는 약간 착각을 일으키는 곳이다. 조계산에는 굴목이재라는 지명이 몇 개 있다.

 굴목이재라는 말은 일제 시대에 일본예언가라던가 하는 사람이 조계산아래로 굴이 뚫릴것이라고 했다한다. 실제로 지금 물길로 사용하기 위한 굴이 뚫렸다 한다. 한데 이 설은 지어낸 말이고 실제로는 지역 사투리에서 유래한 말이 일리가 있다 한다. 전라도에서는 골짜기를 굴이라고도 하는데 골을 막는 고개란 뜻이 맞는거란다. 골막이재가 변하지 않았나 싶다. 송광굴막이재에서 능선을 타고 가는 길은 쉽다. 흙길을 따라 콧노래를 부르면서 놀며가면 연산봉을  나도 모르게 지나치게 된다. 마냥 걷다보면 멀리 장군봉이 우뚝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그냥저냥 걸어가면 어느덧 장군봉 위에 올라선다. 장군봉에서는 눈아래로 선암사가 훤히 보이고 사방에 봉우리들이 구름처럼 눈앞에 아른거린다. 전망이 죽여준다. 장군봉 한편에 앉아 감자떡과 계란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능선을 따라 걸어 내려가면 된다.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눈앞에 딱 버티고 서 있는 바위가 잇다. 배바위이다. 배바위는 노아의 방주와 같은 전설이 내려오는 바위이다. 몇십년전까지만 해도 바위에 조개껍데기가 많이 붙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전설도 누군가 지어낸 말이 아닌가 한단다. 배바위를 지나면서도 길은 편안하다. 그냥 쉽게 더 내려오면 선암굴목이재에 도착한다. 여기서 방향을 확 틀어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송광굴목이재로 가는 길이다. 계곡을 건너 조금 걸으면 유명한 보리밥집이 나타난다.

 

배바위

배바위엔 조선조 숙종 때 선암사를 중창한 호암 스님의 전설이 전해진다. 호암이란 당호는 그의 스승이 선암사를 지키라는 뜻으로 내려준 것으로, 호암은 스승과의 다짐을 이루기 위해 배바위에 올라 백일기도를 드렸으나 아무 효험이 없자 바위 아래로 몸을 던졌고, 이때 관음보살이 그를 받아 안아주었다고 한다. 그때 그가 친견한 관음보살상을 조성, 선암사 원통전에 모셨다고 하며, 그 보살상이 영험하여 정조대왕도 여기서 기도를 드려 순조를 얻었다는 전설이 있다.

 

보리밥집에 들러 맛을 보려고 하다가 이른 봄이라서 그런지 손님들이 눈에 보이지 않아 그냥 지나친다. 혼자 산에 와서 무슨 청승으로 앉아 밥을 먹으리. 그냥 하산시간을 줄이는게 낫다 싶어 지나친다. 보리밥집을 지나면 배도사 대피소에 도착하게 된다. 대피소앞에는 도랑물이 흐른다. 80년대 후반에 배씨성을 가진 사람이 이곳에서 기거를 하면서 도사행세를 했다해서 배도사대피소라는 이름이 붙었단다. 대피소를 지나면 숯가마터에 이른다. 숯가마터를 지나서 등산로를 잘 살펴봐야 천자암으로 가는 샛길을 발견할 수가  있다.

 등산로에서 왼쪽으로 벗어나는 희미한 길이 보이는데 이길이 천자암으로 가는 길이다. 등산로 양측으로는 산죽이 사람키를 넘게 자라고 있다. 천자암봉의 산허리를 마냥 돌아 돌아서 한참을 가다 보면 길을 내려서게 되고 임도가 나타나면서 한켠으로 천자암이 양지바른 산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천자암은 그 유명한 쌍향수가 있는 암자이다. 천자암에서 종각을 지나면서 송광사로 길을 재촉한다. 역시 산허리를 마냥 돌아야 한다. 평탄한 길을 한참을 걸어 가다보면 운구재에 도착하게 된다. 운구재에서는 방향을 다시 오른쪽으로 잡고 내려서야 한다. 그렇게 내려서고 자리잡다 보면 쓰레기장이 있고 조계산 초입으로 잡았던 갈림길에 도착하게 된다. 민가를 지나면서 송광사로 들어가 구경을 하면서 다리를 풀고 산행을 마무리 한다.

 

 송광사 가던 길에 벚꽃이 한없이 피어 있는 길. 멋있어서 차를 세우고 몇 장 찍어봤다

 

 

 

 

 송광사 경내로 들어가는 길. 이처럼 깨끗하게 다듬어 청소해 놓았다. 마음을 닦는 스님의 속내가 보이는듯 하다

 

 송광사 공덕비

 송광사 경내로 들어가는 돌다리

 장군봉

 

 

 저 아래로 선암사가 보인다

 굴맥이재의 전설

 조계산 근동에서는 아주 유명한 보리밥집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진달래

 숯가마터

 쌍향수가 있는 암자로 가는 길에 시누대와 얼레지가 어울려 피어 있다

 쌍향수.

 

 

 

 송광사 담벼락

 대웅전앞뜰. 국내 최대의 사찰답게 절이 크고 깔끔하다. 어디에도 티끌하나 없을만큼 청소를 정갈하게 잘 해놓았다.

 뜰을 걷고 있는 스님.

 

 다른 절에는 없는 승보전이 있다.

 

 관음전과 전각들

 송광사 대웅보전

 싸리나무로 만든 밥통이라는건데 입이 벌어지게 크다.

 송광사 전각들

 송광사의 봄

 오래된 절답게 해우소도 멋들어지게 지어졌다

송광사를 나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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