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01.11:25 중마을 출발-12:05 갓바위부처-13:07 능성재(점심)-14:20 신령재-15:18 동화사입구-15:50 팔공산자연공원 시설지구주차장 도착
한반도의 척추인 백두대간이 남으로 힘차게 뻗어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곳에 우뚝 높이 솟아 병풍처럼 둘러쳐진 팔공산은 옛부터 우리나라의 명산영악(名山靈岳)으로 손꼽혀 왔다. 옛사람들은 이 산세가 삼존불, 즉 세 부처님의 형상이라 하여 신령스러운 영산으로 믿어왔다. 대구광역시의 북동쪽을 장벽처럼 둘러싸고 있는 팔공산(八空山·1192.9m)은 대구시와 경상북도 5개 군에 걸쳐있으며 웅장한 산세와 기암괴석, 바위절벽을 이룬 능선 그리고 깊은 골짜기와 울창한 수림 등 명산이 갖춰야 할 덕목을 고루 지녔다. 최정상인 비로봉(일명 제왕봉)에서 남동쪽으로 동봉(일명 미타봉)을 거쳐 염불봉 - 인봉 - 노적봉 - 관봉(갓바위·850m) 연봉을 뻗고, 서로는 서봉(일명 삼성봉)에서 한티재와 가산(901.6m)을 거쳐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에 내려앉기까지 30㎞가 넘는 길이로 활개를 펼치는 사이 변화무쌍한 산세를 보여준다. 남사면이 급격히 치솟아 기운찬 형상을 하고 있는 반면, 북사면은 군위군을 감싸안는 듯 부드러운 산자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한티재를 경계로 동쪽을 팔공산, 서쪽을 가산이라 나누어 부르고 있다. 경상북도가 80년 팔공산과 가산 일원을 한데 묶어 도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이듬해인 81년에는 대구시가 직할시로 승격하면서 대구지역은 자연공원으로, 경북지역은 도립공원으로 관리하고 있다. 대구시 자연공원 지역(30.593㎢)과 경상북도 도립공원 지역(95.687㎢)을 합치면 126.28㎢ 넓이로, 북한산국립공원의 1.5배, 울릉도의 2배에 이른다. 천년이 넘은 동화사를 비롯한 수십 개의 사찰과 암자가 있으며, 울창한 수림, 맑은 물이 흐르는 수 갈래의 계곡 속에 이른 봄의 진달래, 늦봄의 영산홍, 여름엔 후박 등이 청초하게 피어나고, 가을에는 단풍과 활엽수, 겨울의 설경등이 신비의 경지를 이룬다.
여태 가보지 못한 팔공산을 가는 산악회가 있다기에 신청을 하여 놓고 새벽에 일어나 모임장소로 갔다. 산행지도를 받아보니 팔공산 동봉만 올라갔다 내려오는 산행이란다. 나는 혼자서 대구 백안동삼거리에서 하차하여 401번 시내버스를 타고 갓바위 아래 중마을로 갔다. 중마을까지는 차로 얼마 걸리지 않았다. 주차장에서 등산화를 옭아 매고 산행이 시작된다. 콘크리트 포장길을 한참 올라 간다. 관암사에 도착하게 되고 절이 아담하게 단장되어 예쁘다. 갈길이 바빠 절구경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여기서부터 갓바위까지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돌계단이다. 허벅지가 팍팍해질 정도로 계단을 딛고 올라가야 한다. 이런 계단을 한번도 쉬지 않고 갓바위부처가 있는데 까지 올랐다.
갓바위 부처 앞에는 사람이 가득하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볼 만하다. 멋지다. 처음이라 지명은 모르겠지만 수많은 마을이 보이고 특히나 발아래 절들이 아주 많이 보인다. 절집 구경을 하면 공짜가 없다했던가. 시주를 하고 다시 걸음을 옮긴다. 갓바위부처 구경을 실컷하고 돌아서 돌계단을 내려서니 다른 절이 보인다. 거기에서 동봉가는 등산로를 물어보니 갓바위부처방향으로 돌아가야 한다기에 다시 올라와서 처음에 올라왔던 돌계단을 내려가면서 다시 물어보니 반대편 돌계단이 맞으니 그리 가란다. 왔다갔다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철망을 넘어가야 하나보다. 짐작으로 철망을 넘어 등산로에 접어드니 제대로 길을 찾았다. 여기서부턴 능선만 타고 가면된다. 능선 양쪽은 경사가 급해 달리 등산로가 만들어져 있지 않다. 노적봉을 거쳐 인봉을 지나 능성재에 도착한다. 능성재표지 앞에서 사진 한 장 박아 놓고 배낭을 내려서 점심을 먹는다. 점심이래야 마누라가 챙겨준 떡 한 덩어리가 전부이다. 딱딱한 떡을 억지로 먹고 나서 단감하나로 디저트까지 마치고 나니 배가 부르다. 다시 전진이다. 오르내리막의 연속이다. 상당히 가파르고 힘이 든다. 팔공산 능선이 보기보단 체력소모가 많다. 대구에 어느 산악인이 환갑기념으로 에베레스트산을 등정에 성공했단 기사를 본적이 있다. 그분이 팔공산을 700번 이상 올랐다고 하던데 가히 쉬운 산은 아니란걸 알 수 있다. 암튼 신령재에 도착하여 하산을 시작한다.
신령재에서 동화사까지는 폭포골을 계속 따르면 된다. 한 시간을 내려오니 지붕이 날라간 집이 한 채 보이는데 지금은 폐가로 사용불가이다. 조금 더 내려오니 동화사로 갈 수있는 길이 보이고 마애불좌상이 있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여기서 팔공산시설단지까지는 다시 반 시간을 더 걸렸다. 헛고생을 한거다 그시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