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는 인생/지리서락한라가기

지리산7 중산리에서 중산리로

돗가비 2009. 9. 24. 14:11

대학에 들어간 아들놈을 데리고 지리산을 올랐다.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천왕봉 일출을 보자고 설득하니 군말없이 따라나서겠다고 하여 여간 고맙지가 않다. 요즘 어지간히 머리가 굵어지면 애비를 따라 산에 가겠다고 나서는 아들들이 별로 없을건데 여간 기특하지가 않은가. 

 

 080806. 맑음. 부자지간에 오붓하게 둘이서.

 여름휴가에 아들넘하고 지리산을 가기로 약속해놓고 기다리다 드디어 출발을 한다. 남부터미널에서 진주행 버스를 타고 가다 원지에서 하차하여 준비물을 더 챙기고 점심도 먹은 후 중산리행 버스를 탔다. 원지버스터미널 건너편에 있는 생선구이집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별로이다. 하나로마트에서 삼겹살도 사고 해서 배낭이 무겁기만 하다. 중산리에 내려 포장길을 따라 입구까지 걸어가는데만도 시간이 제법걸리는 길이다. 한참 걸어가고 있는데 택시가 와서 잡아타고 입구에 내려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였다. 아들을 데리고 가는 산행이라 든든하기는 한데 어째 속도는 나지 않는다. 시작하고 얼마되지 않아 쳐지기 시작하는 아들때문에 시간은 지체되고 만다. 그래도 다행스러운게 대피소예약이 되있고 출발을 일찍해서 아무리 놀면서 가도 해지기전에 대피소에 도착하겠기에 놀며가며 한다.
 칼바위삼거리에 도착하여 대피소방향으로 올라간다. 망바위를 지나고 몇시간후에 로타리대피소에 도착하였다. 옆에 있는 법계사 절구경을 하고 저녁으로 삼겹살과 햇반으로 밥을 먹고 휴식을 취했다. 대피소가 적어 사람이 없으니 홀가분하고 시끄럽지않아 좋다.

 

 망바위. 지리산 빨치산들이 올라가서 망을봤다해서 이름붙여졌다한다

 중산리에서 오르며서 보이던 지리산자락

 힘들어도 불평없이 잘 따라와 주는 듬직한 아들

 

 지리산자락. 아마도 중봉으로해서 대원사코스로 가는 능선일게다

 법계사

 법계사 삼층석탑

 

 법계사 적멸보궁. 우리나라에 몇개 안되는 부처님사리가 모셔져 있는 사찰이다. 적멸보궁이 있는곳은 대웅전이 없다던가...

 

대피소에서 2시 반에 기상하여 준비한 후 산행을 시작한다. 아들넘 속도가 느려 좀 서둘렀다. 근데 너무 일찍 올라가버렸다. 천왕봉에 도착하니 4시 40분. 그때부터 추위에 떨면서 웅크리고 앉아서 일출을 기다렸다. 무려 한 시간을...

 5시 40분 가량되니 일출이 시작되었다. 천왕봉 일출은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데 재수가 좋은건지 아버지 체면을 세웠다. 멋진 일출의 장관을 구경시켜 주었으니.

 천왕봉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방학에 어린애들까지 데리고 와서 야단법석을 떠는 엄마들의 극성을 알아줘야 한다. 장터목에 내려와서 아침으로 라면을 먹고 휴식을 취한다.

 

 

 

 

 

 

 

 

 

 

 

 

 

 

 

 더 진행하고 싶어도 아들이 힘들다고 하산하자고 하니 어쩔수없이 법천폭포 방향으로 길을 정한다. 몇시간을 마냥 내려오는 길이 지루하기만 하다. 그래도 대피소에서 내려서는 순간부터 계곡 물소리를 들으면서 내려오는 길이라 여름에 코스로는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