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베낭길 산책로
외돌개를 돌아보는 길은 행복하다. 눈을 즐겁게 한다. 그리고 입을 즐겁게 만든다. 외돌개 바로 옆에 계순이네 포장마차가 있다. 외돌개를 사진에 담고 포장마차에 들러 올레에 소개된 파전(5천원)과 막걸리(한 잔에 1천5백원, 석잔)를 시켰다.
계순이네 포장마차 파전하고 막걸리
여행하면서 군것질꺼리 까지 가격을 적어 올리는것도 재미가 있다. 다음에보면 가격비교도 되고 입가에 잔웃음을 줄수도 있다. 올레에는 파전이 3천원이라고 소개되있다. 암튼 시켜놓고 음식나오기를 기다리는데 외돌개입구에서 길을 나랑 같이 헷갈렸던 여자 분이 외돌개를 배경으로 혼자서 열심히 사진찍기를 하고 있다.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이다. 마침 파전이 나왔는데 혼자먹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크다. 그래 마침 잘되었다 싶어 젊은 여자분에게 같이 먹자고 하니 흔쾌히 승락을 하여 막걸리를 한잔 더 시켜 둘이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나는 막걸리를 한 잔 더 시켜 먹었고. 파전을 먹으면서 여자 혼자 올레길 걷기에는 한적하고 무서운 길도 있던데 괜찮냐고 물으니 아무렇지도 않단다. 6, 7코스를 걸으니 그렇지 중산간마을이나 공동묘지길은 무섭다고 하니 웃는다. 그렇기도 하지 않은가 경험해보지 않아서. 내가 비오는 날 밤에 공동묘지를 지나면 무섭더라고 하니 수긍을 한다. 방학에 올레하는거냐고 하니 웃으면서 유부녀란다. 내가 이제 겨우 대학생으로 보이는데 무슨말이냐고하니 정말로 결혼을 했다는데 그리 보이지는 않는다. 웃는 모습이나 표정 그리고 말투 등이 아직은 대학생이다. 나하고는 나이차이가 많이나 대화에 세대차가 나겠지만 나로서는 혼자서만 걷던 길에 길동무에 말동무가 생겨 정말 좋았다. 7코스 내내 행복한 시간이었다. 외돌개를 떠나 돔베낭길은 나무계단으로 아주 잘 만들어져 있어 걷기에 편하다. 외돌개에서 집으로 오려던 길은 길동무가 생겨 7코스를 마치기로 마음먹었다. 근데 이상하게도 동무가 생겨난 후로는 발목아프던게 다 나았다. 걷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약간의 피로감은 있어도 통증이 심할 정도로 아프지는 않더라. 그래서 행복한 희열을 느낀 마무리 였다.
외돌개지나 곰베낭길
볼록렌즈에 비추어서
13:10 속골에 도착. 속골에 계곡은 물이 풍부하더라. 속골로 오는 길에 혼자 걷는 여자가 있어 동무가 되었다. 여자들은 초면이어도 금새 친구가 된다. 둘이서 무슨 말을 하는지 도란도란 아주 말을 잘하면서 웃으면서 걷는다. 셋이서 걷다 둘이 걷다 하면서 가니 힘든줄을 모르겠다.
속골간이휴게소 앞 자연석삼층석탑
13:40 전경초소 도착.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전경초소를 지나친다. 예전에는 제주도 해안을 전경이 경계했는데 지금은 어찌된건지 해안초소들이 거의 문을 닫았다. 어디 부대에서 숙식하면서 야간에만 경계근무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제주도에 전경이 지금도 많이 있으니 어떤 방법으로든 근무는 할것이다.
법환포구길의 안내판들
용천수. 주민이 한라산에서 바로통해서 솓는물이라고 자랑이 대단하다. 우리 일행은 발을 담그고 놀았다 여기서. 마을 청년이 다가와서 여긴 남탕이라 여자들은 금지라고 말한다. 마을 여자주민들도 새벽에는 이 샘 윗길로는 다니지 않을정도로 금기시한단다
막숙 안내판
배염줄이안내판
범섬
13:50 법환포구 도착. 포구 근처에 용천수에 발을 담그면서 휴식을 취하다가 다시 걸었다. 여기서 서건도바다산책길을 지나 악근천까지는 아주 멋진 풍경과 걷는 맛을 느끼게 해주는 올레길이다. 서건도가 썩은섬인지는 모르겠는데 썩은섬이라는 안내판이 보이고 하루에 두번 썰물에 건널수있다고 되어 있다. 길이 멋있어 힘든줄도 모르고 걸어갈수 있었다.
해안길을 걸어가는 모습
서울에서 혼자 왔다는 아가씨가 뒤를 따르고
서울아가씨와 둘이서. 혼자 여행을 많이 다닌다고 하던데...
썩은섬이 서간도인지???
15:10 썩은섬 도착. 썩은섬을 지나고 아름다운 바닷길을 걸어가다 보니 작은 내가 가로막는데 악근천이다.
악근천과 구하기전의 새 한마리. 악근천은 물이 많지 않아 다행히 옷을 걷어붙이고 건널수 있었다. 물이 많으면 상류로 돌아서 한참을 가야 한다.
악근천과 뗏목
악근천 하류의 발가락닮은 바위
묶인줄을 풀어 놓은 후 새가 우리 일행을 한참이나 쳐다보고 날아가지 않는다
15:40 악근천 도착. 물이 많으면 악근천을 돌아가야 하나본데 우린 그냥 건넜다. 물은 무릅까지 닿는데 물살은 거세다.힘없는 여자 혼자 건너려면 조심해야 할듯하며 물이 조금이라도 불어나면 빙돌아서 가야할거다. 내를 건너서 쉬는데 새 한 마리가 날지못하고 비틀거리는게 이상하다. 아무래도 잘못된게 있다싶어 유심히 살펴보니 줄에 몸이 묶여있는게 보여 내가 살살 몰아서 잡았다. 역시나 낚시줄에 걸려 날개와 다리가 몽땅 엮여있다. 배낭에서 칼을 꺼내 줄을 하나하나 잘라가면서 풀어주었다. 칼을 비싸게 사서 제대로 값을 하였다. 줄이 목을 넘어가 걸려 있는데 그건 꺼내려할수록 힘들어해서 포기하고 날려주니 멀리 날라가지 않고 우리를 쳐다보고만 있다. 고마워서 그런가? 생명을 구하는 일은 좋은일임에 틀림없다. 풍림리조트를 통과해서 올레길은 이어진다. 리조트를 통과하고 다시 어이진 길을 간다.
줄에 엮인 새를 풀어주는데. 뒤에 흐르는 물이 악근천
대구 젊은 새댁이 7코스 동행하면서 여러 장 찍은 사진 들. 예술감각이 탁월함ㅎㅎ
풍림리조트 수영장. 풍림리조트는 올레꾼에게 엄청 호의적이다.
풍림리조트안에 있는 주상절리
16:30 강정포구 도착. 강정포구를 지나고 알강정을 지나는데 기억에 남는건 많지 않다. 이전에 너무 멋진 경치를 구경해서 그런가싶다.
17:05 월평포구 도착. 드디어 7코스 종점인 월평포구에 도착했다. 포구에는 집이 한 채도 없다. 포구인데 사람들이 살지않는다는게 이상하다. 청해수산이던가 하는 양식장만 한군데 보이고 아무것도 없다. 7코스를 마치고 오늘의 일정을 끝내는 기분으로 셋이서 사진을 한 장 찍고 월평마을로 걸었다.
7코스종점 월평포구. 포구주변에 민가가 하나도 없는 포구라는게 이상하다
천해수산. 월평포구에 바로 붙어 있는 양식장
7코스 종점에서 셋이서 한 컷
월평마을로 건는 길은 8코스이다. 월평마을에 들어서니 8코스가 이어지는 길이 있고 길을 건너니 다시 길이 나오는데 버스정류장이 거기에 있다. 이렇게해서 이번 제주올레길은 마무리 되었다.
버스정류장앞 가게 아주머니가 버스보다는 택시가 나을거라고 해서 월평마을에서 택시(4,900원)를 불러 타고 서귀포국제컨벤션센터로 이동해서 버스(3,900원)를 타고 제주공항에 7시 10분에 도착했다. 비행기(91,700원)표를 알아보니 7시 30분 비행기가 한 자리 남았단다. 서둘러서 배낭을 수하물로 맡기고 대구에서 왔다는 여자분과 헤어지면서 비행기를 부랴부랴 타고 서울로 왔다. 시간이 촉박해서 커피 한 잔 못사드리고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어져 미안스럽다. 사진도 찍어서 보내준다고 했는데...
'혼자 걷는 인생 > 제주올레구경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레 닷새째1 월평마을에서 대평포구까지. (0) | 2012.05.25 |
---|---|
올레길에서 얻은 사진 (0) | 2009.07.23 |
올레 나흘째1 쇠소깍에서 월평마을까지. (0) | 2009.07.09 |
올레 사흘째2 표선해수욕장에서 쇠소깍까지. (0) | 2009.07.07 |
올레 사흘째1 표선해수욕장에서 쇠소깍까지. (0) | 2009.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