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는 인생/오락가락종주하기

청광종주

돗가비 2009. 10. 21. 17:21

청계-광교산 홀로 종주(양재화물터미널10:38-17:05분 토끼재까지) 형제봉을 오르지 못하고 옆으로 빠짐.

2005.09.19 날씨 맑음.

 

 

10;38 양재역 화물터미널 출발. 아침에 여유를 부리면서 늦게 나서는 바람에 마음이 바쁘다. 양재역까지 택시로 이동하여 서초구민회관 앞에서 4424번 버스를 타고 양재동 화물터미널로 갔다. 화물터미널 뒤 야산으로 접어들어 완만한 능선을 타고 오르기 시작하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길은 황토 진흙길이다. 걷기 편하고 힘들이지 않고 갈 정도의 등산로를 얼마나 걸어가면 옥녀봉이 나타난다.

11:19 옥녀봉 도착. 옥녀봉 정상이라고 별다른 것은 없다. 순간에 지나치면서 힘을 내다보면 나무 계단이 나오고 7백여개를 힘들여서 올라가면 청계산 정상인 매봉이 나타난다. 청계산의 제일 높은 봉우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군부대가 있어 출입이 통제되어 매봉이 정상의 구실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11:58 매봉 도착. 매봉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람들을 뒤로하고 내려서니 막걸리 장사가 진을 치고 있고 그 앞을 지나치면서 약간 좌측으로 돌아 가다보면 약간의 내리막이고 비탈길을 올라서면 바위가 있고 몇 사람이 앉아서 쉬고 있다. 그 앞에는 철조망이 쳐져 있고 만경대 꼭대기이련만 출입이 금지되어 있고 우회하여야 한다.

12:18 만경대 도착. 만경대 허리를 끼고 돌아가다 보면 봉우리 인 듯하면서 헬기장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12:34 석기봉 도착. 석기봉을 지나쳐 조그만 봉우리를 올라가고 삼거리가 나오면 왼쪽으론 청계사로 하산길이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오늘 산행하는 길은 정말 편안한 산길이다. 조금 올라가다 보면 봉우리가 보이고 이수봉이란 표지석이 있다.

12;51 이수봉 도착. 오늘 산행에서 두 번째로 길을 헤매게 하는 곳이다. 표지석에서 곧장 앞으로 가면 하산하는 길이고 그곳에서 방향을 오른쪽으로 급선회해서 봉우리를 내려서야 한다. 등산로는 표시가 나 있지 않는 듯 보인다. 몇 걸음을 걸어가면 등산로가 보이고 내리막을 한참 가다보면 작은 봉우리를 한 두개 넘은 가 싶은 순간에 봉우리에 올라서면 국사봉이다. 국사봉은 고려의 어느 충신이 올라와 나라를 생각하면서 이름 붙여진 곳이라 한다. 소백산에 가면 국망봉이 있는데.

13:14 국사봉 도착. 청계산의 등산안내판은 거의 가 엉터리들이다. 거리나 시간도 맞지 않고 방향 설명도 제각각인 듯 하다. 국사봉 정상에서는 곧장 앞으로 가면 안된다. 여기서도 방향을 오른쪽으로 급선회하면서 바위를 건너 뛰어 내려서면 등산로가 보이고 그렇게 얼마를 가다보면 공동묘지가 나타난다. 고압선 철탑이 있고 묘지를 끼고 조금 가다가 왼쪽으로 내려서면 포장도로가 보이고 하오고개 이다.

13:50 하오고개 도착. 하오고개에서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조금 걷다 길 건너를 쳐다보면 리본이 보이고 그곳으로 가서 아래로 내려서면 고속도로이다. 고속도로를 무단 횡단하여 건너고 길을 따라 걸어 철조망이 끝나는 지점에서 산으로 접어들어 오르기 시작한다. 상당히 가파른 급경사이다. 올라가면서 한번은 숨을 쉬어야 할 정도로 된비알이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힘들게 올라서니 커다란 철탑이 가로막는다.

14:20 철탑 도착. 가로막고 버티는 철탑을 여기서도 우회전해야한다. 난 왼쪽으로 훤히 난 길을 보고 걸어갔다. 등산객 한사람이 길가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 사람도 종주를 하는 거란다. 길을 몰라 나한테 물어본다. 내가 물어보고 싶은데 말이다. 길가 나뭇가지에는 산행안내 리본이 몇 개 걸려 있다. 나와 그 사람은 리본을 따라 비포장도로를 따라 걷는다. 한데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이 지금 가는 곳이 길이 아니란다. 철탑에서 오른쪽으로 확 돌아야 하는 거란다. 난 다시 철탑을 돌아 내리막을 걷는다. 완만한 길을 걸어가면서 여유를 부리고 급하게 달려왔던 길을 뒤돌아보면서 호흡을 고른다. 너무 서두른 탓인지 오른쪽 허벅지에서 쥐가 나기 시작한다. 온몸 구석구석에서 컨디션이 안 좋은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벌써 이러면 안 되는데. 속도를 늦추면서 걷다보니 고갯길이 나타나고 바라산재란다.

15:02 바라산재 도착. 바라산재는 예전엔 사람들이 제법 넘나들었을 거 같은 고개이다. 한쪽에는 건물도 보인다. 다시 가파른 산을 오리기 시작하고 땀을 한번 흘리고 나니 발화산 정상이다. 바라산인지 발화산인지 잘은 모르겠다.

15:20 바라산 도착. 발화산 정상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숨을 고르고 다시 한참을 걸어간다. 그렇게 얼마를 걷고 다시 힘든 경사를 올라서니 백운산이다.

16:10 백운산 도착. 다리는 무거워지고 몸 상태가 영 아니다. 갈수록 힘이 든다. 물도 떨어지고 없다. 길가에 앉아 쉬는데 부부인듯한 사람이 사과 한 조각을 먹으라고 준다. 고맙게 받아먹고 길을 물으니 모른단다. 다른 등산객에게 물으니 자기들도 광교산을 가는 중이란다. 백운산에 있는 무슨 통신시설을 왼쪽으로 끼고 돌아가면서 능선을 걷다보면 대피소가 나오고 곧바로 시루봉이란다.

16:48 광교산 시루봉 도착. 올라서면 시루봉이고 산허리를 끼고 가면 경기대학교 방향으로 가는 길이다. 난 다리도 아프고 이미 종주를 포기하기로 하고 산허리를 돌아간다. 내리막을 조금 내려서면 벤치가 만들어져 있고 휴식공간으로 충분한 공터가 있다. 토끼재란다.

17:05 토끼재 도착. 이곳에 도착하여 잠시 망설인다. 형제봉까지 더 갈건지 그냥 하산을 할건지 망설이다 하산을 결심한다.  초반에 페이스를 오버하는 바람에 몸 상태가 말이 아닌데 어쩔 수 없다. 여기서 경기대 정문까지는 한 시간 반 정도의 거리란다. 다음 기회를 약속하고 나무계단으로 만들어진 하산 길을 걷는다. 내려오는 길옆에 계곡에서 물이 흘러내리고 난 세수를 하고 몸을 식힌 다음 잘 만들어진 등산로를 걸어 버스정류장까지 내려온다. 경기대 후문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수원역으로 이동한 후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한다.

오늘 산행하면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초반에 너무 빠른 속도를 내면 안 되는 것과 물을 충분히 확보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준비운동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전에 이동수단 등을 확실히 알아서 시간을 아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은 아침에 버스이동 시간을 너무 많이 걸렸고, 집으로 오는 길도 수원 북문에서 버스를 타고 사당동 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지하철로 이동하여 후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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