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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명품족 등장에 우는 서민 캠핑족

돗가비 2010. 8. 25. 14:51

서울에 올라온지 이십여년이 되어 간다. 우면산 아래 둥지를 틀면서 자연스럽게 우면산 약수터를 다니기 시작하고 그러다 관악산을 오르게 되고 북한산, 도봉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서울 사람들이 그렇듯 그렇게 산에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할때는 싸구려 등산화에 등산복은 집에 있던 티셔쓰에 저렴한 등산바지로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에 온몸에 등산복과 용품들로 도배를 하기 시작한다. 저가 등산복을 입고 다니다 나이 40밑에 앉으면서 등산복을 사들이는데 돈이 들어가는게 보인다. 그러다 한 때 유행한 노스페이스 매장을 들락거리게 되고 지금에 와서는 아크테릭스니 몬츄라니 하는 상표만 보인다. 무슨 산악인도 아니고 건강과 취미삼아 산에 다니는 주제에 명품 등산복과 용품이 무슨 가당치나 한 일인가 말이다.

요즘 세태는 산악회에 가 보면 모두가 무슨 등산복 패션쇼에 나온 착각에 빠져 산다는 느낌이다. 너도나도 명품 하나쯤은 걸치고 산에 나온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제대로 갖추어 입자면 백 여만원은 훌쩍 넘어버리리라. 전국 산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은 꽤 뚫고 있으며 어지간한 산은 다 다닌 전문산악인들로 보인다. 물론 자기 발로 걷고 눈으로 보고 배운 지식보다는 인터넷에서 주워 들은 풍월이 훨씬 많을거라 믿는다. 하긴 우리나라가 7할이 산이라고 하니 그럴만도 하겠다. 집을 나서면 어디서나 산이 보이고 산을 오를수 있으니 그게 맞을것이다. 하지만 앞산에 오르면서 고어텍스 자켓 하나에 수 십만원하는 것 입고 자랑하고 아까워서 입지도 못하고 배낭에 넣고 걸치고 다니는걸 보면 안쓰러움이 든다. 난 언제나 멋진 고어텍스 자켓 하나 구해 입어볼꺼나. 등산은 기본적으로 옷보다는 장비에 치중하는게 옳다고 보는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등산화와 배낭은 내 몸의 일부처럼 여기면서 돈이 들더라도 기왕이면 좋은것을 구해서 다니면 손해본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옷은 유행따라 변해가지만 장비만큼은 한번 구입하면 몇 년을 사용하는 것이라서 더 그렇다. 좋은 장비를 잘 구입해놓으면 본전 생각나지 않고 잘 사용할 수 있어 좋다. 등산카페나 산악회에 가보면 등산복에 빈부격차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것을 혼자 생각하고 있던 차에 이젠 캠핑족들에게도 명품족이 등장하였다는 뉴스를 접하고 몇 자 적어 본다. 무심한 세상살이로다. 꼭 그렇게 하고 나가서 없는 사람들 기 죽여야 할 일이라도 있단 말인가.

 

아래는 스포츠서울에 나온 내용이다. 

 

지난해 말 우연한 기회에 오토캠핑에 푹 빠져든 회사원 최모(42)씨는 최근 가족들과 함께 강원도 자라섬 캠핑장에 갔다가 낭패를 겪었다. 그의 텐트 옆에 들어선 으리으리한 아방궁이 심기를 건드렸다. 수입 사륜구동차량이 끌고 온 트레일러부터 시작해 보기에도 고급스러운 고가의 텐트와 타프. 스토브 등이 차려지고 처음 보는 다양한 장비들이 그를 압도했다. 최씨는 아들과 함께 구경을 하다 문득 자신의 텐트가 초라하게 느껴졌고. 캠핑을 시작도 하기전에 기가 죽었다. 옆 텐트와는 먹는 것도 달랐다. 가스버너에 코펠 얹고 꽁치김치찌개를 끓이는 동안. 옆 텐트에서는 온도계가 달린 미국산 그릴 위에 립스테이크가 올라앉아 익어가고 있었다. 괜한 짜증이 났고 밤새 잠을 설친 최씨는 다음날 도망치듯 텐트를 접어 집으로 돌아왔다.

호화 오토캠핑족들의 사치에 서민 오토캠핑족들이 울고 있다. 자연을 찾아 온 가족이 기분좋게 캠핑을 떠났다가 최씨처럼 난처한 상황에 직면해 오히려 스트레스를 안고 돌아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여름휴가 성수기는 호화 오토캠핑족이 그나마 적게 출몰하는 시기이고 본격적인 오토캠핑시즌인 가을이 다가오면 위화감이 극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것 저것 전부 구입하면 중형차 한대 값

오토캠핑이 자연과 벗삼아 쉬는 여행 트렌드로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최근 몇년 사이다. 획일적인 여행패턴에서 벗어나 텐트의 얇은 천을 사이에 두고 대자연 속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오토캠핑인구가 대폭 늘었다. 한 유명 아웃도어업계 관계자는 "현재 60만명 선인 오토캠핑인구가 앞으로 3년 내 100만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캠퍼들의 무분별한 사치가 모처럼 붐이 일고 있는 캠핑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른바 '캠핑 명품족'의 지나친 장비경쟁이 위화감을 조성하며 서민 캠핑족의 구축효과를 낼 것으로 우려된다. 

◇고가를 선호하는 속물근성에 용품 업체만 신났다

고급장비 구입경쟁으로 신나는 것은 용품업체들이다. 아웃도어업계에 따르면 국내 캠핑용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2000억여원으로 전년도(1100억여원)에 비해 80% 이상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3000억원 선으로 느는 등 한해 1000억원씩 커지고 있다. 잘 알려진 K브랜드를 수입하는 캠핑용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같은 제품인데도 저가보다는 고가 제품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똑같은 용품을 브랜드만 다르게 해서 3종류로 출시했는데 일본에서는 저렴한 용품이 잘 팔린 반면 한국에서는 고가의 제품이 많이 팔렸다"면서 "고가의 명품을 선호하는 성향이 캠핑용품의 가격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세태에 대해 여행전문가 김산환씨는 "지나친 것이 문제다. 일부 캠퍼들의 과시욕이 주변 캠퍼들에게 위화감을 주고 있다. 또 고가의 장비를 선호하는 그릇된 문화가 자연속에서 휴식을 취하자는 캠핑 본연의 의미를 훼손시키고 있다. 이는 아직 우리의 레저문화 수준이 성숙하지 못한 탓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비 욕심보다는 다른 캠퍼들의 프라이버시도 존중하고 자연을 벗삼아 휴식을 취하는 캠핑의 목적을 생각해봐야할 때"라고 꼬집었다.

사람사는 세상은 같은게다. 각자 살아가는 길이 다른 것 뿐이다. 과시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은 그런 사람대로 검소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그런 사람대로 멋이 있는 법이니 자기 편한 맛에 살아가자.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해 부러운것도 있으려니와 할 수 있어도 하지 않아야 할 일이 있는 법이니 누가 누구를 탓하랴. 비싼 옷에 장비를 걸치고 다니는 사람이 부러운건 사실이니 나도 어쩔수 없는 속물이로다. 마음 비우고 처음으로 돌아가자.


유인근기자 ink@  모바일로 보는 스포츠서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