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세상/신변잡기 주워담아

인생 [서산대사]

돗가비 2010. 12. 1. 14:52

 인생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고

출세하기 싫은 사람 누군고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군고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고

못 배웠다 주눅 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 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소리치지 말고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깐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하지 말고

얼기설기 어우러져 살다나 가세


다 바람 같은 것이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순간이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 일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 다 바람이라오.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 하리오.

줄게 있으면 줘야지 가지고 있으면 뭐하나

내 것도 아닌데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둔다고 그냥 있겠소.


슬픈 표정 짓는다하여 뭐 달라지는 게 있소

기쁜 표정 짓는다하여

모든 게 기쁜 것만은 아니라오.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렇게 사는 겁니다.

그저 부질없는 욕심일 뿐, 삶에 억눌려